오늘의 교회가 안고있는 중대한 문제중의 하나는 성직자의 양성과 보존에 관한것이다. 이는 인구의 증가와 복음선교에 따른 신자수의 증가에 비해 성직자수의 확보에 어려움이 있는것이 세계교회의 현실이다. 뿐만아니라 성직자의 분포상황에 있어서도 대륙별 국가별 또는 교구별로 심한 불균형상태에 있다. 이에 대해서는 최근 교황청에서 그 불균형을 조정하는 권한을 각국주교회의에 부여하는 특별조치를 간행하였고 또 이에대해 본란의 견해도 밝힌바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한국교회는 남아있는 유일한 소신학교인 서울성신고등학교의 폐교를 결정한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즉 8월 19일자 서울대교구공문에 의하면 81년도부터 신입학생을 모집하지 않고 현재 학생들을 졸업시킬때까지만 학교를 존속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소신학교 폐교결정의 이유로서 다음의 몇가지를 들고있다.
①지원자수의 감소 ②학생들의 격심한 수준차이에서 오는 교육상의 애로 ③소신학교의 전상운영을 위해 매년 증가되는 막대한 경제적 부담등이다. 또 이결정에는 관계기관과 수차례의 다각적검토를 거쳤고 지난춘계주교총회에서 각교구장들의 동의를 얻었다고 한다.
사실 소신학교의 존폐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여러 각도에서 논의되어왔다. 소신학교제도는 오랜 역사를 통해서 성직자양성에 지대한 공헌을 해온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에 따라 오늘릐 사회환경에서는 성직자양성의 준비학교로서의 기능에 대하여 회의를 느끼게 된지 오래였다. 현대세계는 과학과 기술의 발전에 따른 산업경제의 급속한 성장과 사회활동분야의 다원화와 함께 인간개인의 자율성이 강조되는 시대적특징이 현저하게 되었다. 따라서 幼少年들이 부모들의 의향에 따라 그들의 갈길을 결정하던 과거와는 달리 오늘의 청소년들은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에 진학할때부터 자기의 진로를 스스로 선택하는것을 갈망하고있는것이 사실이고 또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이러한 견지에서 성직자란 특별히 막중한 소명을 선택함에 있어서는 부모나 교사의 의사보다는 어디까지나 본인의 자각과 자의에 의한 결정이 요구된다.
그러므로 성직희망자는 소신학교의 과정을 거치지않고 일반고등학교 출신자를 신학대학에서 받아들이는 편이 성소양성과정에서나 성소보존면에서 보다더 유익한 점이 많다는 결론이 나오게 된다. 이러한 점에서 금번의 소신학교의 폐교결정은 시외에 적절한 결단이었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폐교후의 당면한 문제로서는 이제까지의 소신학교출신의 수십명(금년도 42명)의 신학교입학수가 감소될 가능성에 대한 특별한 대응책이 마련 되어야 하겠다. 지금현재 성소계발대책을 보건대 서울대교구에서는 성소위원회의 상설기구가 발족되어있고 대구대교구를 위시한 대부분의 교구에서는 고등학생을 위주로한 성소피정을 착실히 실시하여 상당한 성과를 올리고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성소운동은 매우 바람직한 것으로 앞으로는 더한층 조직적이고 항구적인 적극적방법으로 전교회의 역량을 경주해야할것이다. 한편 이와같은 공식적인 성소운동이 효과적으로 실처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가지의 기초적 준비과정이 선행돼야 하겠다. 첫째로 가정은 성소의 원천이다. 부모가 자녀의 신앙교육에 있어서 첫단계의 교사가 되는것과 마찬가지로 부모는 자녀들의 성직자,수도자 성소의 싹을 배태케해주는것이다. 특히 가정의 부모는 자녀들앞에서 성직자와 수도자에 대해 항시 존경을 표현하는데 힘써야 하고 비판적인 언사와 태도를 극력 피해야 한다. 이것이 장래의 성소여부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다음은 본당의 주일학교교육에 지대한 관심과 노력이 경주되어야 한다. 그들의 복사시절부터 고등학교시기에 이르기까지 본당에서의 신앙교육 특히 사랑의 봉사정신과 공동체생활의 체험을 쌓게 하는것이 결국은 성소계발의 배경을 조성하게 될것이다.
끝으로 소년들의 성소동기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하는것은 기성사제의 생활과 계도(啓道)에 달려있다. 사제들 특히 소속본당사제의 거룩하고 자애롭고 사랑에 넘치고 기쁨에 차있고 평화로운 생활표양은 젊은이들에게 크나큰 동경의 대상이 될수밖에 없다. 그리고 본당사제가 항상 성소에 관심을 갖고 그들을 관찰하고 사귀면서 은밀한 가운데서 그들에 성소의 싹을 심어주는데 계도적역할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하겠다. 이와같이 부모와 교사와 사제가 일체되어 성소계발의 준비과정에 특별한 노력을 경주함이 절실히 요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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