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84년도는 한국천주교회 2백주년이 되는 해이다.
한국교회는 초기 1백년동안 순교의 피로 얼룩지는 박해속에서도 꺾이지 않고 성장, 오늘에 이른것이다. 이제 한국천주교회 2백주년을 맞는 싯점에서 이정표를 세워야 되겠다. 선조들은 그리스도를 증거하고 따르기위해 하나뿐인 육신을 초개같이 버렸다. 오늘의 우리에게는 육체의 박해는 요구되지 않지만 급속히 발달하는 과학과 황금만능주의 그리고 하루하루의 일상생활이 우리자신에게 정신적인 박해를 가하고있다.
얼마전 某수녀원에 문의할 사항이 있어 전화를 했다. 담당자를 기다리는 짧은 시간이지만 나의 귓가에와 닿는것은 114전화했을때 들을수 있는 음악이었다. 잠시나마 무료함을 달래주기위한것,그것은 좋은 뜻이다. 그러나 좀더 다른차원에서 생각해본다면 서글픈 일이다. 우리 교회음악도 있지 않은가? 기도다운 기도,주께 향하는 마음의 척도가 될수있는 교회예절에서 빠져드는 아니될 성기말이다. 보기좋고 소리좋은 악기로 연주한 음악보다 초라한 악기로 연주를 했더라도 성가를 들려주었으면하는 마음이다. 이러한 나를 지나치게 종교색을 띄우는 사람이라 생각도 하겠지만 대중음악은 청각만 움직일뿐 깊은곳에 가리워진 마음은 움직이지 못한다. 또 음악은 듣는 즐거움에 그치기보다는 마음에 와닿고 무엇인가 무한한 깨우침을 주어야 하지 않을까? 단지 수녀원만이 아니다. 다른 교회기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우리 한국천주교회 2백주년을 맞아 교회는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준비하고있다. 2백주년기념 준비위원회가『외적인 행사위주보다 내적인 신앙쇄신과 생활화를 추진한』는 목표로 행사를 추진한다는데 뜨거운 성원을 보낸다.
후대들이「2백주년 정신」으로 신앙을 생활화할수 있도록 이정표를 세우려면 이싯점에서 우리의 신앙은 체계적인 일대정신의 혁신이 필요하다. 생활속의 신앙이 아닌 신앙속의 생활로 신앙을 생활화한다는것은 우리의 신앙이 정신적지주로 투철해지고 자아를 의식하지 말아야겠다. 신앙의 생활화는 이땅과 인류를 성역화하는데 중요한 첫걸음이다.
신앙을 생활화하고 내실을 기한다는것이 언어도단에 그치는 공허한 신앙의 장식으로 그치지않게 두 마음이 주님안에서 한마음으로 결합되기를 간절히 주께 간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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