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31일부터 9월 5일까지 서울에서「아시아에 있어서 가톨릭의료인의 역할」을 주제로 제7차 아시아가톨릭의학총회가 성황리에 열렸다. 주최국인 한국을 비롯 자유중국 홍콩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필리핀 뉴질랜드 태국등 아시아지역 9개국과 미국등 모두10개국에서 3백여명의 대표가 참가한 가운데 개최된 의학총회는 다각적이고 광범위한 학술연구논문 발표와 토의를 거듭한후 가톨릭의료인으로서의 진지한 사명감과 결의를 표명하는 결의문을 채택함으로써 유종의 美를 거두었다. 전하는바에 의하면 이번대회는 과거의 어느회의때보다 회의내용에서나 회의진행에 있어서 알차고 집서가 잡힌 것으로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고한다. 이는 주최측인 한국가톨릭의료인의 역량과 성의가 충분히 발휘된 결과로서 한국교회로서는 흔쾌한일이며 관계인사의 노고에 대해 치하와 경의를 표하는바이다.
이 총회에서 결의된 내용의 개요를 살펴보면 당면한 아시아지역의 보건의료에 대한 교회사도직으로서 수행해야할 모든 문제가 잘 포함되어있다고 보여진다.
첫째로 총회에서『도덕적인 가치가 결여된 오늘의 기술발전위주의 흐흠속에서 가톨릭의료인은 개인과 조직된 공동체를통해 직업인으로서 진정한 평신도사도직을 구현해야 한다』고 천명한것은 매우 괄목할만한 일이다.
가톨릭의료인들이 직업의식에만 집착함이 없이 의료부문에서 복음을 증거하는 평신도의 사도직을 의식할때 참으로 그리스도의 구원사업에 직접작으로 참여하게 되는것이다. 그리스도께서 공생활을 시작할때 먼저 하느님나라의 기쁜소식을 선포한후 병자들을 치유하는 사업을 시작한 사실은 실로 의미심장한것이다. 장님이 빛을 보게되고 나병환자가 깨끗해짐은 바로 고통에서 해방됨이요,죄에서 자유롭게됨이었다. 이것은 곧 그들에게 구원이요 하늘나라였다.
그들은 그리스도교의 눈앞에 가장 가까이 나타났던 구체적인 구원의 대상자였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세상에도 병자는 너무나도 많다. 가난에서 오는 병자·무지와 죄에서 나오는 병자·공해 산재에서 오는 병자·타락과 불안에서 오는 병자등등 실로 헤아릴수 없이 확산되어있다.
이들 병자들에 대해 그리스도께서 사랑과 연민의 정으로 그들을 대했던것처럼 신지의료인들이 직업의식이나 기술로만이 아니고 하느님의 사랑의 마음으로 그들을 대할때에 그 병자는 마음으오 이미 치유를 받은 효과를 나타낼것이다. 이러할때 의료인의 평신도사도직이 실천되는것이다.
다음은 이번 총회에서『빈부문화 혹은 사회적인 측면을 막론하고 모든 사람의 건강에 대한 요구는 교회와 관련된 문제라는 기본입장을 재확인하는 한편 아시아에 있어서 보건의료는 가장 가난한 사람들과 버림받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수행돼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이 결론은 참으로 놀랄만한 선언이다. 교회는 항상 가난한 이에게 복음을 전하고 묶인 사람과 억눌린 사람을 해방시켜주라는 그리스도의 말씀을 잊지않고있다.
(루까6ㆍ18)모든 병자가운데 가난한 사람과 버림받은 사람에게 먼저 치유와 보호의 기쁜소식을 증거해야하겠다는 의지를 총회는 표명하고있는것이다. 이는 백번 바땅하고 옳은일이다.
그러나 오늘의 의료상태를 볼때 정부경영의 의료시설은 충분한 상태에 있지 못하고 대부분의 의료시설이 민간레벨에 속하고있다. 그중에도 가톨릭교회계통의 의료기관이 종합병원 10여개,기타의료시설 합하여 30여개에 달하고있음은 한국전체의료계에 상당한 위치와 영향을 주고있는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교회병원의 운영실정이 과연 이번 총회의 결의문과 같이『가장 가난한 사람들과 버림받은 사람들을 중심으로』수행되고 있는가에 대해 스스로 평가해볼때 실로 한심한 느낌을 면하지 못할것이다. 대부분의 병원에서 약간의 자선진료부문이 있기는 하나 그것은 九牛一毛격에 불과하고 절대다수는 부유한 사람이거나 적어도 중류이상의 병자에게만 열리있고 정말로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상태에 있는것이 사실이다.
이는 금번의 아주의학총회에서 결의한 목표와는 너무나 먼 거리에 있다는것을 솔직히 시인하고 차제에 교회전체로서 또 의료당국자들로서 교회경영의료사업에 근본적이고 신중한 재검토가 이루어져 교회본연의 사도직사명에 부응되는날이 오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