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녀님! 노오란 실국화가 한창 피기시작 하는걸보니 지금은 가을인가 봅니다.
제가 이 집에 이사를 오고나서 뜰에심겨진 많은 꽃들이 계절이 바뀔때마다 차례로 피었다가 지곤하더니 지금은 이렇게 국화가 피어나고 있습니다.
똑 같은 토양과 단비. 해빛 아래서도 꽃들은 자신이 필때를 잘 알고있나 봅니다.
저는 이자연의 질서속에서 하느님의 손길을 느끼며, 날마다 하잘 것 없는 일로 망설이고 혼란스럽기만 한제생활을 돌아봅니다.
수녀님, 저는 이 하느님의 은총아래서 피어나는 맑고 깨끗한 꽃들을 바라보며 제가 방황하던때 저를 도와주신 분들의 손길 하나하나를 더듬어 봅니다. 한때 뭇사람들의 차거운 시선에 싸인 나에게 따뜻한 한마디 말을 건네주시던 어느 수녀님의 모습을, 그리고 나에게 진실한 生의 자세가 무엇인가를 가르쳐주신 신부님의 기억도, 같이 일하며 너무 많은 괴로움과 불편을 준것만 같은 내 직장동료들의 모습도… 그리고 수녀님, 당신의 맑고 깨끗한 모습을 떠올릴적마다 저는 파아란 가을하늘을 쳐다볼때처럼 비애를 느낍니다. 슬픔은 가장 순수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기에 아름다운 것은 비애를 느끼게하나 봅니다.
수녀님, 저는 수도원에 계시는 분들이 세속으로 나오신다면 얼마나 많은 영혼을 구원할수 있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해봅니다. 비록 한순간의 만남이라도 진실과 사랑이 깃든 한마디 말은 우리의 영혼을 구원한다고 믿습니다.
저는 지금 밤하늘의 별처럼 잊고있었던 제 추억의 한분 한분을 떠올리며 그분들의 수도생활에 주님의 축복이 풍성히 내리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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