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교회가 하느님의 백성일진대 오늘날의 교회는 그의 본질로부터 자연발생적으로 우러나오는 신자각자의 공동책임을 추구하여야 할것이다.
그러기에 제2차「바티깐」공의회는 하느님의 백성의 재발견으로 말미암아 그의 주도적 이념을 모든 그리스도인이 하느님의 백성 가운데서 수행하여야할 공동책임에 두었던것이다. 공동책임이야말로 공의회의 중심사상일 뿐아니라 실은 교회의 생명 그 자체의 실질적 요소인 것이다. 하여 십년전에 불란서 주교단은 그들이 발표했던 선언문에서『금후 권위의 행사에는 대회가 필요할뿐아니라 전신도에게 책임을 분담시키는 것도 생각하여야 한다』라고 지적한바가 있는것이다.
그러나 하느님 백성의 공동책임이 사목상 그 실천에서 충분히 구현될 수 있기까지에는 아직 적지않은 세월이 필요할것 같다. 바꾸어말하면 공동책임성이 제도화하기에는 긴세월이 걸릴것 같다는 말이다 이제껏 사목이라고 하면 성직자만이 목자로서 하는 일이고 어린양인 일반신도 따위는 다만 그 대상으로 간주하는데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사목계획을 수립하는데 있어서 평신도가 참여한다는것은 지난날의 성직자중심주의적 상황하에서는 생각조차할수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보도된바에 의하며 요사이 수원교구는 교구차원의 사목계획수립에 신자 전문인사를 참여시키기 위하여 각계각층의 일반신자 전문인사의 추천을 각 기관에 의뢰하였다고 한다 수원교구의 이와같은 사목적 조치야말로 현대교회가 나아가야할 진로에 부합되는 것이라고 말하지 않을수가없다. 사실현대사회가 다원적이고 복합적이므로 교회의 사목활동은 앞으로 더욱더 각분야의 유능한 전문인신자의 조직적 협동작업에로 옮겨가야하며 또한집단적 사목활동에 참가한사람들의 협력이요구된다. 한편사목활동에 있어서 인간적 제현실의 분야에의 접근에는 실제로 신자 특히 전문인 신자의개입이 교회사목자들에게 계몽적일수가 있다는 것은 뚜렷한 사실이 아닌가 한다.
성령은 모든 그리스도인 또는 개개의 그리스도인에게 주어진 은총에 따라서 각각 다른키리스마, 즉 특은이 주어진다는(로마12ㆍ5)것은 명백한일이다. 그키리스마는 교회의 건설과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할 것이며 더우기 하느님 백성의 카리스마에 대한 중요성을 보다더 철저하게 구체적으로 강조하여야할 것이다.그리고 일반신자의 카리스마에 관한 성직자의 태도는 성령의불을 끄지말고 성령의 감동을 받아 전하는 말을 멸시하지말아야 할것이다.(테살로니카5ㆍ19) 물론『카리스마의 진실성과 온당한 행사에 관한 판단은 사목자에게 속하며 또한 모든것을 분단하여 좋은것을 보존할책임이 사목자에있 있다』(교회헌장12)는 것을 전제로 하고말이다.
어쨌든 성교회는 교회의 사목을 설립자 그리스도의 뜻에 합당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성직자와 신자의 협력이꼭 필요하다고 믿는다. 그러기에 신품성사에 뿌리박고있는 권한은 위계적인 사목자에게 있기 마련이지만 그 성사를 받지않은 신자는 엄격한 의미에서 사목자라고 할수가 없다고해서 그들을 어떤경우에도 결코 교회의 사목적사명 밖에다 위치시킬수는 없는 것이다. 아니교회는 전체로서 목자 그리스도의 몸이며 또하느님은 나의 목자라고(시편23-1ㆍ80-2)노래하는 하느님의 백성이기에 교회의 사목은 전체로서의 몸과 백성의 사목일수밖에 없으므로 성직자와 신자의 공동책임이 당연히 따르기마련인 것이다.
수원교구가 일반신자의 역할과 봉사의기능적 제도를 체계화시킬 목적으로 사제와 신자들의 모임을 갖고 구체적으로 논의했다는 사실은 높이평가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오늘날 교회이 사목적공동책임을 실현하기위한 쇄신이 긴급히 요청되고 있을뿐 아니라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교회의제도 구조기구를 혁신하여 현대화할 필요가 있는데 마침 수원교구가 제도적 측면에서 사목적배려를 하고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현대사회에 적합한 사목활동을 교구차원에서 하기위해서는 교구민 전체의 경험을 이용하고 또한 사목자들이 그것에 의해서 계몽되고 視野나 통찰력을 더욱더 확대시켜야 할것이다. 특히 오늘날 교구가 필요로하는것은 현대세계의 전문지식과 기술을 구비한 유능한 신자들인 것이다.
교회안에는 신자의 광번한 공동책임을 위한 많은 부문이 있기에 교구당국이나 사목자들의 인식을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수원교구가 시도하고있는 바와 같이 교구차원의 사목에 전문인 신자들의 참여가 다른 모든교구에도 시작되기를 촉구하며 아울러 신자의 공동책임이 풍성한 열매를 맺는 미래의 교회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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