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요. 지금의 난 경찰관서에 불려다닐 하등의 이유가 없읍니다』
『이군!절대로 나쁜일은아니야. 한번 가보도룩하게. 내일쯤 말이야. 혼자가기가 어렵다면 같이하도 돼』
『제발 날 괴롭히지마시오』
『동생 이사람아, 바람도 쏘이고 모처럼 시내구경도 할만하다 아이고?』
『알겠읍니다. 기어이괴롭히시겠다면 괴로움을 당해야죠?또 별다른 얘기가 없으며 난 돌아가겠음니다』
난 석연치않은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와 울컥한 기분에 사로잡혀있었다. 강력범 리스트에 명단이 걸려있는 이상 언제가지고 이러한 고통을 당할것이라고 생각하니 분노가 치밀었다. 이튿날 오후 난 착잡한 심정을 안고 경찰서를 찾았다. 임초경관이 신분증을 제시하라고했다.
『어떻게 오셨읍이까?』
『예, 서장님을 좀뵙고자왔는데요』
『신분증 제시하고들어가십시오』
『신분증이없는데요』
『신분증이없으며 들어가지못합니다』
『이것봐요, 꼭 신분증을 원하면 내무부 치안국에서나 알라보시오, 그것이 부족하면 법무부장관에게 가서 알아보시오, 이젠 됐소?』
『야봐요, 들어가지못합니다』
하, 이사람이. 그럼 들러가지않겠오, 대신 당신이 전달하시오』
임초경관이 서장실에 보고를 하자 들여보내란 명령이내려진모양이다. 그는 친절하게 이층복도에까지 따라와 인도해주고 돌아갔다. 임초 경관이 가르쳐준 사무실에 들어서자 그곳은비서실인 모야이다. 비서실 이양이 용무를 물어왔다.
『어떻게오셨읍지까?
『출두명령를 받고 왔읍니다』
『잠깐만 기다려 주세요, 지금 회의중이니까요』
잠시후엔 다시서장실에 인도되었다.
『이군! 내가 자네를 부른것은 자네가 생각하고있는것처럼 불미스러운 일을 조사하기위해서 아니라 조금은 얘기를 나누고 싶었기 때문일세. 마음과 마음이통하는 얘기를 말이야. 옛날 속담에 초년고생은 은을주고 산다는 말이있네. 인간이란 각자가 타고난 분복이있다고는하겠지만 후천 세계의환경에서 많은 영형을 받는법일세. 주위가 나쁘면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아니, 극복할수가 없어 불행의구렁텅이로 말려들어가는예가 허다한것이거든. 그러나 주위의 환경이좋지못해 고생을 수없이 하던사람도 성공한예는 세계적으로 너무나많이 있다는 사실이네. 반복하는 얘기지만 초년고생은 은을 주고도 산다는 옛날 속담이 있듯이 지나간 일들을 거울처럼 반영해가며 새인생을가꾸어 나간다면, 평탄하게만 살아온 사람들보다 더욱 값진 인생을 살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에서 얘기하는것이네. 이군은 주위의 환경이 좋지못해서 아니면 억제할수없는 자존심탓에 고생을많이 한줄은 알아. 그러나 강한집념과 신념을 가지고오늘까지 훌륭하게 살아왔어. 신념과 집념을 쏟는방향은 달랐지만...이제 그빗자간 방향을 조금만 바로 잡아준다면 반드시 성공할수가 있을거라고난확신하는 바이네. 또한정신수양과 인격을 도야하기 위해 신앙생활을 한다는것, 얼마나 좋은 일인가? 앞으로 어떤 고통과 시련이 주어진다 하더라도 참고 이겨나갈수 있도록노력하는 가운데 생활하여 줄것을 당부하는바이네. 그리고불행했던 과거를 딛고 일어서는거야.. 그렇게하여 어리석게 불행을 초래하는많은 중생들을 위해서 좋은 교훈을 주기바라네. 난주위에서나마 자네의강한 집념으로 불행을 딛고 일어나는 그 강열한 모습을 보고싶네』
『감사합니다.앞으로의 운명이 또 어떻게 펼쳐질런지 모르긴하지만 서장님의 말씀 기억하겠읍지다』
난 목 세정 경찰서장과 그의비서 이양의전송을받으며서장실을물러나왔다. 창밖엔 이미 어둠이 깔리고있었고 어디에선가 미사시각을알리는 저녁 종소리가 천사로운 소녀의 순수한 기구처럼 은은하게 울려퍼지고있었다. 어느사이엔가 난종소리를 따라 무작정 걷고있었다. 감실의 붉은 불빛을향해 머리를 숙이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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