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주교단은 지난 봄 정기 총회에서 1981년부터 1984년까지 한국천주교 창립 2백주년 기념에 대비하여 매년 공동사목목표를 정하여 공동사목교서를 발표키로한 결정에 따라 지난 11월 20일 추계 정기총회에서 1981년을 「이웃 전교의 해」로 정하고 종래 미온적 전교자세의 반성을 촉구하며 이웃전교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는 81년도 한국천주교회 공동사목교서를 발표하였다.
공동사목교서는 한국주관단이 향후 4년간 교회창립2백주년을 준비하는동안 『통일된 사목방향을 공동으로 선정. 전국의 모든본당과 신자가정이 한 교회를 이루고 앞으로 온겨레를 하느님께로 인도하는 획기적 계기로 삼을 것』을 밝히면서 특히 『땅 극변까지 가서 모든 이를 내 제자로 만들라』는 지상명제를 구현하기 위해 힘쓰는 사목자들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할 것을 요청하면서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하는 선교의 구체적인 행동화』를 교시해주고있다.
우리는 먼저 주교단의 이러한 사목교서를 통해 하느님의 은총을 체험하며 깊은감사와 경의를 드리고. 교시내용의 실천을 다짐하여 성령이 우리와 함께 하시기를 기도한다. 그리고 특별히 우리자신의 미온적 전교 자세를 이기회에 다시 한번 깊이 반성하여 교시의 생활화를 기어이 실현시켜야 하겠다고 생각한다.
크리스찬은 부화하신 그리스스도를머리로한 선앙공동체의 은혜롭고 신비한 일원이다.그런데 그리스도는 어떤 분이시며 나와 무슨 관계가 있는가?그리고 우리의 이웃과는 또 어떤 관계가 있는가?하느님 나라는 어디에있으며 어떻게 이루어 질 것인가? 결국 나는 무엇을 어떻게 믿고. 사랑하고 바라는 사람인가를 언제. 어느때.누구에게라도 말할 수있는가?
2백년전「천진암. 주어사」에서는 진리를 탐구하는 젊은이들이「강학회」를 열고 진지에 목말라「동지사」길을따라 이역만리 북경에 이승훙을 보내 영세 임교하게하여 1784년 귀국하면거 스스로 신앙실천 운동을 벌여 한국교회 창립의 역사의 문을열고. 이땅에 복음이 뿌리 내리기까지 당시 봉건사회의 생존조건이던 향리와 신분을 버리고 생명의 위험을 받아 가며 복음을 전했던 조상의 얼은 세월속에 오히려 더욱빛나는데 그 피와 혼을 이어받은 우리는 이 역사의 은혜로운 시기. 축복속에 이토록 무심할 수가 있겠는가!
우리자신이 복음의「메시지」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무지는 하나의 비극이 아닐 수없다.알지못하는 것을 사랑할수없고. 행할 수도 없다. 그리스도는 십자가 상에서 『저들이 행한 바를 알지 못합니다.』하고 기도하셨다. 그리스도께서는 분명 우리의무지 때문에도 십자가에 죽으셨음을 기억하자!무지는 죄가 아닐지라도 알아야 할 사람이 모름을 태만과 불성실의 수치임에 틀림없다. 우리의 무지로 진리에 목말라하는 무수한 이웃에게 구원의 소식을 전하지 못한다면 또 부활의 신비와 승리를 분명 확신하면서도 전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과연 진리를 증거하는 교회의 목소리인가? 아니면 복음을 가두어 막고있는 교회의 담벽인가?>공부하는 신앙인.사색하는 신앙인이 되자! 그러면 행동하는 신앙생활을 할 수있을 것이다.
크리스찬은 진리를 삶으로 증거하는 이들이다. 우리는 이론적 논리에는 자주 반론이 가능함을 본다. 그것이 신앙적인 경우에는 이론적 거부현상을 볼 수도 있다.
이런경우의 이해와 공감은 무엇보다도 생의현장에서 생생한 삶의 증거를통해서 힘있게 줄수있는것이다.
기쁜소식을 전한다는사람들의 우울한얼굴. 평화와 정의를위해 일한다는 사람들의 비겁한 도피.형재애를 나눈다는사람들의 무관심과 무정. 신앙인의 불목과 의심은 그들이 아무리 목메여 외치는 가치덕목일지라도 거짓으로 느껴질수밖에 없다. 성실한 생활이 곧 전교임을 잊지말자. 인생은 언제나 성공과 실패의 연속이다. 한때의 성공에 기뻐날뛰거나 한때의 고통과 실패에 좌절해버릴 천박한 삶을 살기에는 인생은 너무나 엄숙하고 무한한 깊이를 가진다.
구원의영새을 은약받은 크리스찬의 삶은 그 자체로 빛이이어야한다.
「배론」의 토굴속에서 옹기그릇을 구워 생계를삼으면서도 그리스도안에 한형제라는 한가지 이유로 배신과고발의위험을 두려워하지않고 허기진배로 한그릇밥을 나누어먹으며 함께기도하고 웃던 우리선조들의 크리스찬생활이 오랜 한국인의 전통문화와 생활의식속에 생소하던 복음의 뿌리를 내릴수있게했음을 생각할때 이시대 이겨레를위한 사랑과 평화와 정의의 증인생활은 우리의 빛나는 현실적 과제가 아닐수없다. 그런데 오랜 주저끝에 교회의 문을 두드린 예비자들의 어색해하는 모습을 웃음으로 맞이하여 손잡고 주님께로 이끌지않는 많은사람들이 과연 아웃을사랑하는 사람일까!
우리는 공동사목교서를 보며 다시 한번 깊은 내성과 뜨거운 각성으로『겨레를 하느님께로 인도하는 획기적 계기』가되도록 순교복자를 통해 주님께 기도드리며 자랑스런 선열들의 후예로 살아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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