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로서 식생활 담당자가 되고보니 시장풍경이나 찬거리에 관심이 많이가고 생각하는 범위가 또한 빤하다.
콩나물 두부를 보고 숙주 청초묵을 보면서 생각한다. 미혼일때는 콩이나 녹두로 끝나는 것이 결혼을 하면 이렇게 여러가지로 변형되어야 한다고.
시댕게 가면 무쇠 가마솥에 짚이나 콩대를 때서 밥도 잘 지을 수 있어야 하고 아빠 직장의 손님을 맞을때는 고상하고 친절하게. 아이들에게는 엄하고도 부드럽게. 아빠에게는 알뜰하고도 늘 새롭게、교회활동에도 성의를 다해서 책임있게 해야하는 무한대의 능력을 지녀야 될 것 같다.
그러나 처녀들이여! 걱정할 필요없어요. 시간적으로 서열이 앞서오는 것부터 차근차근 해나가면 되는 거니까. 순간 순간을 헛되이 놓치지 않고 링게르 주사액이 한방울 한방울 흘러내려 체내에 들어가 효험을 일으키듯이 하면 되니까.
『사노라면 한꺼번에 휘몰아 닥치는때도 있는데 주여 어찌 하오리까?』하며 당황하다 보면 저절로 선택이 되어지니까.
나는 요즘 유치한 기도를 한다. 머리를 감을 때면 자주 전화가 와서 비눗물을 뚝뚝 흘리면서 받으러 가게 되어 짜증이 났다. 그래서 머리감기 전에 제발 그동안만은 아무도 오지 말고 전화도 오지 말게 『주여 도와 주소서』 한다. 그리고 기도란 이렇게 쉽게 자연스럽게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자주 기도를 하게 된다. 어머니가 그리울때 기도를 바친다. 멀리있는 동생이 보고싶어도 기도를 바친다. 화가 날때도 기도를 바친다. 묵주반지를 끼고부터는 무의식적으로도 자주 기도를 바치게 되었다.
먼친척 할아버지가 오직 마나님의 알뜰한 보살핌만 받아오다가 어느날 홀연히 마나님이 이세상을 떠나자 『어떻게 하나? 어떻게하나?』혼자 자기도 모르게 이소리만 나오도라고. 그리고는 정처없이 문밖을 나서서 아무 버스나타고 종점까지 가기가 일쑤라고 했다.
기과이가 기운없이 질질 끌려가는 노후의 갈곳 몰라하는 삶의 종말은 결코 맞지 말아야 겠다. 살면서 점점진하게 느껴지는 것이있다. 신앙없이 사는 사람들을보면 바람앞에 등잔불 같아 그렇게 위태로와 보일 수가없다. 살기위해서 절대적인 그것은 신앙이다.
나의 아이들을 통해서 나의 장점과 단정을 보게되어 놀랄때가 많다. 마구자라 저절로 어른이 되어 책임없이 흘어놓은 나의 결점의 씨앗이여! 가슴을 칠때가 있다.
석가모니는 바깥 세상에 나오자마자 천상천하 유아독존 (天上天下唯我獨尊)이라고 외쳤다지만 하늘아래 누가 그렇게 존엄할 수 있겠는가? 유대관계 없이 홀로 존재하는 者는 없으며 온천치 못한 자기로 인해서 알게모르게 여려면으로 끼친 피해는 반드시 있을 것이다. 빛의 분산과 접합처럼 우리의 용도(用途)는 사방팔방으로 퍼질 수 있어야 하며 또 한곳으로 모으는 강한 열정이 있어야 한다. 다시말해서 엄마. 며느리. 딸. 아내. 동생친구. 동생 언니의 역할을 다하되 하느님의 가르침 속에서라는 방법을 취하라는 뜻이다. 어느智者는 사람은 항상 되어가는 존재라고 했다. 聖人은 귀와 입을 왕처럼 다스리는 자라는 뜻이다. 자기완성은 오관(五官)을 잘다스리는데 있다고 본다. 누구나가 명화가의 걸작품 같은 자화상을 만들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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