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교회는 南北分斷 30여 년을 통해「受難의 교회」「暗黑의 교회」로 상징되고 있다. 20세기에 재현된 初代敎會시절의 뼈아픈 受難相을 바로 오늘의 북한에서 볼 수 있는 것이다.
「죽음의 行進」은 한국動亂중 우리의 성직자가 겪은 고통의 한斷面이며 박해와 질곡의 敎會史는 아직도 북녘에서 끝나지 않았다.
최근 교황 요한 바오로 2世가 주일 정오미사 강론중에 바로 그 暗黑과 沈默의 북녘敎會에 소망의 빛을 보낸것은 우리에게 더없이 貴重한 감명을 주고 있다. 교황은 지난 8일 聖제드로 大聖堂에 모인 3만5천여 명의 미사 참예자들을 향해『사랑하는 北韓의 형제자매를 잊을 수 없으며 나는 항상 이들을 기억하고 이들을 위해 기도할 것』
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또 이 미사 중에 韓國국민의 所望을 이루어 주도록 천주께 간구했다.
북녘의 「닫힌 교회」「묻힌 교회」는 오늘 교황의 음성을 들을 귀 조차 갖고 있지 못하지만 그 기구의 힘은 북녘에 있는 우리 형제자매들의 마음속에 희망의 빛으로、용기의 샘으로、은총의 따뜻함으로 용솟음 칠것이다.
교황은 이미 共産世界를 향해 관용과 사랑의 메시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대화의 門을 열어 하느님의 백성을 정치화 理念과 暴力으로 부터 보호하려는 깊은 사려에서 비롯된 일이다.
北韓과 같은 妄執과 閉社會에서 우리는 그 무엇도 기대하기 어렵지만、하느님의 뜻은 영원한 빛임을 우리는 의심치 않으며 언젠가는 北韓의 암흑에도 한줄기 그 빛이 스며들 것으로 믿는다.
이런 간절한 所望사운데 최근 분도 出版社에서 간행된 「天主敎 平壤敎區史」라는 한권의 책이 주는 감명은 더없이 크고 값지다. 5백 50여페이지에 달하는 이책은 4年에 걸친 平壤敎區 有志들의 헌신적인 노고로 이루어진 결정이다.
지난 1977년 3월 17일은 平壤敎區 創設 50주년을 맞는 날이었다. 그 기념사업의 하나로 平壤敎區 형제들은 타향에서 자료수집마저 수월치 않은 여건에도 북구하고 이책을 上裸했다.
이것은 한날懷古調의 산물이기 보다는 2千年 가톨릭敎會史의 한 章을 記錄하는 장엄한 役事로 평가된다.
平壤敎區는 우리나라 가톨릭 敎會史에서 다른 교구와는 대조를 이루는 獨自性을 갖고있어 특히 인상적인 교구이다.
첫째 朝鮮王朝사회에서 정치적ㆍ문화적으로 외면을 당해온 관서지방은 가톨릭 교회로부터도 소외되어 한사람의 목자도 갖고 있지 못했었다. 이미 1893년부터 미국의 선교사들이 이고장에 교회와 학교ㆍ병원을 설립하는 등 활발한 선교활동을 했던 경우와는 다르다. 바로 그런 상황에서 平壤주민들은 스스로 가톨릭을 받아들이고 自治敎會를 설립하는 등 진지한 信德을 발휘했었다. 개신교가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지 불과 3년만의 일이었다.
미국 메리놀會의 성직자들이 이 관서지방의 선교활동을 도운것도 特記할 만하다. 하느님의 敎界이긴 누구나 마찬가지이지만 그 樣에 있어선 보다 활달하고 보다 進取的이며 開拓的이기까지 했다. 청교도적 신앙의 투지를 보여주었다고나 할까、관서지방은 가톨릭이나 개신교의 선교활동을 통해 뒤늦게나마 開化의 빛을 보게 되었다.
가틀릭 운동연맹은 平壤敎區史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일이다.
1934년에 결성된 이 운동은 가히 한국 가톨릭文化운동의 효시로 평가할 수 있을것 같다. 문맹퇴치의 사회교육사업에서 敎務金 자진납부 운동에 이르기까지「自立敎會」「奉仕하는 敎會」의 상을 보여준 것이다.살아있는 교회、스스로 숨쉬는 교회는 신앙의 경지를 깊게해 줄 것이 틀림없다.
이처럼 平壤敎區의 신자들은 이미 1930年代에 평신도 사도직의 선구적 사명을 스스로 다 했었다. 外邦壤의 신자는 벌써 半世紀전에 불식하려고 노력한 것이다. 그들의 우리교회는 무엇인가 느끼는바가 있을 법도 하다.
平壤敎區의 그와 같은 進取的이고 先區的인 氣象은 많은 훌륭한 성직자를 배출시켰고, 한국인 주교로는 두번째로 洪龍浩주교가 바로 이 平壤교구에서 탄생했으며 그의 뒤를 잇는 덕망의 성직자들은 이루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이다.
더구나 공산치하의 박해속에서도 平壤敎區의 신자들은 미사성대를 건너지 않았으며 영성체를 봉헌하고 선교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1948년. 한국 動亂 2년전의 해에는 平壤에는 1천명의 영세자가 있었던 것은 깉은 감동을 자아낸다. 믿음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새삼 敎訓으로 되새기게 된다.
오늘 平壤교구의 失鄕敎友들이 이 한권의 책을 엮으며 『沈默의 교회가 歡呼의 敎會가 되고. 受難과 형극의 교회가 승리와 喜悅의 교회가 되기를 기구하는』그 심정은 우리도 공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동안 북한에서 희생되고、또 지금도 고통받는 兄第들에게 우리는 다시금 경건한 기구를 드리며. 하루빨리 하느님의 平和가 깃들기를 기구한다. 우리는 더 많은 기도와 더 많은 봉사와 더 많은 사랑으로 우리의 신덕을 쌓는일에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을 이 한편의 책을 통해 다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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