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교회의 볼 수 있는 으뜸이며 수종도 베드로의 정당한 후계자이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지금 역사적인 12일간의 피키스탄ㆍ필리핀ㆍ괌도ㆍ일본 등 동아시아 순방길에 올라 있다.
우리는 먼저 전일정의 모든 시간과 장소에 성령이 함께 하시어 소기의 목적을 이루며、장도에 강령하시기를 기도 드린다. 그리고 연일、현지의 소식에 관심과 기대를 함께하며 아시아 지역에 위치한 한 민족국가의 국민이란 입장에서도 더욱 교황의 아시아 지역방문을 마음깊이 환영해 마지 않는다.
현지에서 전해온 소식을 보면、사랑과 평화와 정의의 사도로서의 교황의 의지와 심려가 어린 강론 요지와 함께 환영군중의 열렬한 모습들이 매우 감동적이다. 특히 1백50만 군중의 뜨거운 환영과『교황 요한 바오로 2세、우리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젊은 청년들의 구호에 비교적 대규모 군중들의 환호와 열광에 익숙한 교황까지도 놀라움과 감격을 역력히 나타냈다고 하는 필리핀 방문의 상보는 더욱 그러하다.
17일、아시아의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에서는 대통령을 비롯한 상부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말라카낭」대통령 관저의 특별강론을 비롯하여 마닐라 공항에서 시가지 까지 연도의 1백 50만 환영인파의 열광、그리고「바클라란」성당과「마닐라」대성당의 미사와 미사 중 강론、50만의 인파가 몰린「산토토마스」대학에서의 필리핀 청년들을 위한 연설 등은 모두가 신앙의 열기의 절정들이 아닐 수 없다.
교황은 필리핀 방문을 끝내고 23일 일본에 도착했는데、일본의 가톨릭계는 교황의 방일을 맞아 세계유일의 원폭 투하지인「히로시마」와「나가사끼」의 방문과「고라꾸엔」야구장에서 교황집전 야외미사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의 인구 1억 2천만 가운데 가톨릭 신자 40만명 뿐인 일본의 가톨릭계는 교황의 방일이 필리핀의 경우와는 달리 정부초청이 아니지만 차분하고 조용한 가운데 원폭 투하 지점에 세워진「히로시마」의 평화공원 에서「평화의 메시지」를 발표하며 기념강연과 피폭자들을 위로 격려하여、평화의 사도로서 교황의 진면목을 보여줄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그리고 이밖에도「도꾜」에서「젊은이와 교황」이라는 모임의 대화와「고라꾸엔」의 야외미사 등을 통해 일본 국민의 가슴에 가톨릭에 대한 깊은 이미지를 심게 될 것을 기대한다.
금번 교황의 아시아 방문에 대한 상보는 방문일정기간 동안 계속 접하게 되었지만 우리는 차제에 글스도 친히 세우신 교회、로마와 일치하는 교회의 신도로서 보다 깊은 신앙적 안목으로 교황의 아시아 방문을 수용하고、그 의의를 우리의 이웃들에게 바르게 이해 할 수 있도록 해야 하겠다고 생각 한다.
우리는 금번 교황의 방문 의의가、또 그 성과나 결과에 대한 기대가 반드시 뜨거운 환영、열렬한 환호、그리고 수많은 린파와 정비례 한다는 감각으로는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교황의 품위와 권위를 또한 국빈대우의 영접、국가원수급의 예우 그래서 공원된 엄청난 경호 체제등에 비교하는 외적 관심으로만 보아서도 안되겠다는 것이다. 또한 비록 현실적으로 국가간에나 정부간에 또는 타종교와의 대화와 협력의 성과나 신뢰와 결속에의 기대가 가능하다 하더라도 우리는 어떤 성급한 평가나 성공을 바라지 말아야 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역사 속에서 구원의 방향으로 매 시대와 문화 속에 성령의 역사하심을 보듯이 오늘의 아시아국가와 민족들에게 교황의 금번 방문을 통해 성령은 또지금 어떻게 역사하시고 계시는가를 신앙적 안목으로 우리 자신이 먼저 볼 수 있어야 하겠다는 것이다.
교황은 필리핀에서 마르코스 정부의 인권침해를 비판 해온 필리핀 가톨릭 교회 세력과 마르코스 정부간의 불안한 휴전(?)속의 현실적 갈등을 그리스도적 사랑안에 포용하면서 전에 없는 강력한 인권옹호의 자세를 보여주기도 했다.
교황은 또 대부분의 국민이 비가톨릭이며、극우파와 극좌파의 각기다른 이유에서의 반교황 자세를 갖는 계층이 있는 한편、그들의 조국과 민족의 그리스도화를 위해 헌신하는 크리스찬들이 공존하는 일본으로 가셨다.
교황은 이러한 개별적 특수성과 현실적 갈등 속에 완전한 공통성과 영원한 화해를 보여주시려 함에 있기에 예민한 현실적 감각과 심원한 신앙적 태도가 결여된 어떤 기준으로도 성급한 단정을 삼가야 할 것이다.
우리는 한때 일부분의 판단 보다는 2천년의 역사를 통해 이어온 교회의 가르침을 신뢰하며 그리스도의 지상 대리자인 교황께 신뢰와 경의를 갖고 그 교시를 실천에 옮겨 하느님과 그 나라의 건설에 정진 함으로써 교황의 금번 아시아 방문의 의의를 더욱 깊게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한국교회 창립 2백주년이 되는 오는 1984년에는 세계교회사상 가장 독특한 긍지를 지닌 한국교회의 모습과 함께 교황의 한국초청으로 사랑과 평화와 정의의 횃불이 더욱 높고 깊게 이시대의 모든 인류의 가슴에 비추어 질 수 있게 되기를 순교선열을 통해 주님께 간곡히 기도하며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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