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연한 긴장과 불안속에 연일 충격적인 뉴스를 접하여 진정 이 민족과 국가의 내일을 위해 가슴 조이던 지난 일년여…이제 제5공화국은 출범했다. 새 헌법이 제정확정되고 헌법에 정한 절차에 따라 대통령이 선출되어 지난 3일 全斗煥 제12대 대통령이 취임하였다. 그리고 오는 25일 국회의원의 선출이 예정대로 투표를 마치고 국회가 개원되면 제5공화국의 헌정체제는 완성될 것이다.
우리의 30년 남짓한 헌정사 속에 이제 다섯차례의 공화국을 맞으며 새삼스레 역사 앞에 숙연함을 느낀다. 우리는 모두가 이 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역사의 주인공들로서 무엇보다도 먼저 역사적 사명의 수행을 위해서로가 격려하며 아껴야 하지 않았던가.
우리는 과연 역사의 현실 앞에서 참으로 개별적 이해화 이념마저 초월하여 보다 더 깊은 민족애에 성실했다고 할 수 있는가 하는 점에서 먼저 그러하다.
다름으로는 한시대외 문화도 정치이념도 그 시대와 함께 사라져가도 민족은 남아야 한다. 그래서 모든 제도와 이념의 가치판단은 그것이 결국 그 민족을 위해 어떻게 기여했는가가 중요한 기준이 된다. 우리의 최근세사는 전쟁과 빈곤의 시련과 고통을 겪었지만 지금 우리의 가슴에 새겨 반성해야 할 것으로 인간의 자위에 의한 탄압의 상처에 대한 회오가 더욱 크게 느껴짐도 바로 행복의 주체가 민족이라는 점에서 그러한지도 모른다.
한민족이 어떤 이념이나 제도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념과 제도가 한민족을 위해 기여 해야한다고 생각 할 때 우리의 헌정사에서 주장되었던 이론과, 제도의 운영이 과연 평화와 사랑과 정의를 누려야 할 이민족을 위한 것이었는가 하는 점에서 다시 한번 역사 앞에 옷깃을 여미는 겸허한 자세가 되어야 하겠다는 것이다.
그간 물론 많은 이론가와 위정자들이 한결같이「국민」을 호도하고「국민」을 위하는 길임을 천명해 왔다. 그러나 그 국민은 지금 계층간의 위화와 소외의 상처를 달래며 또 이렇게 제5공화국을 출범시켜야 하는 멍애를 지고 있음이 사실이다.
우리의 지난 날이 결코 밝았다고 만은 하기 어렵기에 미래에 대한 기대와 각오는 더욱 크고 굳어야 한다. 그리고 그 기대와 희망은 자주 부서지고 배반당했기에 누구도 더는 이 소박한 바람을 외면해서는 안되겠다.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밝혔듯이『주어진 임기동안 극민 모두가 오랫동안 갈구하고 희망하고 요청 해 온 전쟁의 위협, 빈곤, 그리고 정치적 탄압과 권력남용으로부터의 해방 등 3대 고통으로부터의 해방』은 참으로 이 싯점의 우리 모두가 간절히 바라는 정치적 소망이다. 그러나 우리의 헌정사에서는 이러한 소박한 꿈이 결코 그렇게 쉽게 이루어 질 수 있는 것이 아님을 말해주고 있다. 이는 결코 대통령 한 사람의 결단 만으로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진다. 모든 정치적 지도자와 사회적 지도자, 그리고 온 국민의 협력과 노력이 일치를 이루어야 할 것이다.
새 출발을 하는 지금 우리는 이 당면한 과제의 천명을 두고 지난 날의 경험이 미래에 대한 또 하나의 함정이나 걸림돌로 생각하기 보다는 온국민의 꿈을 모아 세운 하나의 이정표로 보고 이시대의 역사의 증인으로서 함께 노력해야 할 것으로 생각하며 환영해 맞이하고자 한다.
다음은 복지사회 건설의 명제다.
일찍이 오간스키는 정치발전의 단계를 민족통일의 단계, 공업화의 단계, 복지정치의 단계, 풍요의 정치 단계로 나누고 매 발전단계의 이행이 반드시 순서대로 되지는 못하며 동시에 두개의 관계를 추진할 경우는 있어도 결코 한 단계를 건너 뛰지는 못할 것으로 말하였다.
우리의 현실을 이 정치발전 단계의 논리에 비추어 본다면 제 5공화국이 복지사회의 건설을 명시함으로써 민족통일의 단계, 공업화의 단계를 완성하지 못한채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여 이미 복지정치의 단계에 들어설것을 선언하였다. 결국 우리는 3개의 단계를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실정에 놓이게 된 것이다. 우리는 풍요의 정치단계를 저만치 바라보면서 서구 선진 국가들이 세기를 통해 발전시켜 온 정치단계를 지금 동시에 추진해 가려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복지정치 단계가 줄 환상과 꿈보다는 의지와 각오에 불타야하는것이다.
새 대통령과 정부는 이러한 점에서 고충과 노고가 클것임에 오히려 국민들에게 분명한 청사진과 함께 솔직하고 겸허한 자세로 온국민의 협조와 노력을 대담하게 구해야하며 국민은 또한 그러한 정부에 민족적 역량을 과시할 수 있는 땀과 정성을 함께 해야할 것이다.
끝으로 종교적 입장에서 특히 정치적 윤리성을 강조 하고자 한다. 정치적 윤리성의 실현은 본래 민주정치의 근본적 철학이기도 한 것이다.
새 공화국은 이를 각별히 실현시켜 정의사회를 건설하며 신뢰받은 정부로서 국민과 함께 민족의 성숙이라는 역사적 과업을 성취하는데 기여하기를 기대하며 하늘과 국민을 두려워하고 섬기는 새가치의 창조를 위해 온겨레가 함께 하기를 간곡히 바라며 전도에 영광과 축복이 민족사에 남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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