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레의 한국 천주교회사를 보면 안또니오 꼬레아라는 이름이 나온다. 임진왜란때 일본으로 끌려갔다가 그곳에서 영세하고 우연히 이태리인 수사 신부 프란체스꼬 카를레띠를 만나 이태리까지 와서 살게 되었다는 기구한 운명을 지녔던 분이다. 달레는 그가 유럽에 도착한 첫조선인이었을 것이고 우리나라를 꼬체아라고 표기하게 된 유래도 거기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 했다. 이태리 말을 배우려 학원을 다닐때 어느 본당에서 식사를 했었는데 어느날 주방 아주머니와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던중에 우연히 꼬레아라는 성을 가진 의사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야기는 좀 다르지만 한국에서도 그렇겠고 이곳에서도 주방 아주머니는 소외되기 쉬운 모양이다. 물론 꼭 소외되어서라기 보다 벙어리가 되어 떠듬거리는 것이 불쌍해서 그랬겠지만 언제나 인내로이 말을 들어주고 잘못 알아듣는 귀를 위해 천천히 말을 해주던 고마우신 분이었다.
어떻든 그분에게 꼬레아라는 성을 들었을때 퍼뜩 머리를 스치는 것은 달레의 교회사 이야기였다. 그가 의사라 하였기에 그만한 지식을 가진 사람이면 자신의 뿌리를 알고 있으리라는 기대를 갖게되어 설레이는 마음을 갖고 본당 신부를 졸라서 그를 만나게 되었다.
그의 이름은 루이지 꼬레아로 퍽 실력있고 사랑이 많아 인기도 있는 사람이었다. 방문목적을 사전에 전화로 알려준 터이라 만나자마다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자신도 자기의 성때문에 의문을 가진적이 있어 그의 부친께 물었었는데 그의 증조 할아버지때 까지는 꼬레아가 아니고 꾸리아라고 불리었고 지금도 이태리 납부와「또스까나」지방에는 꼬레아 또는 꾸리아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이 많이 있으며 자기 가문의 개시연대를 17세기 정도로 추정하기 때문에 자신의 조상이 한국인일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덧붙여 들려주기를 어느 국제회의에 참석했따가 폴란드 의사를 만났는데 그이 성도 꼬레아였고 그도 폴란드에 극소수이지만 꼬레아라는 성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고 했으며 이상하게도 꼬레아라는 성을 가진 사람들중에 의사가 많아 자신의 아버지 할아버지 증조 할아버지도 모두 의사였다고 했다. 그분의 용모는 어떤 선입견때문인지 몰라도 눈은 서양인 눈보다 동양인눈에 가까운것 같았고 본당 신부나 주방 아주머니 말로는 광대뼈가 한국인을 닮았다고 하지만 필자는 동의할 수가 없었다. 그를 만나고 나서 만일 그가 한국인의 후예라면 왜 그의 집안에는 의사가 많을까하고 생각해 보았지만 썩 시원한 대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혹시 안또니오 꼬레아가 한국에 살때 그의 집안이 한방에 조예가 있었을까? 그래서 달레에 의하면 카를레띠 신부가 일본을 떠날때는 5명의 한국인 소년을 데려갔었다는데 나머지 4명을 인도에 뗴어 놓으면서도 안또니오 꼬레아만은 이태리까지 동행한 것일까? 아니면 이미 체계가 잡혀있는 이태리 사회에 뚫고 들어가는 가장 용이한 방법이라 생각하여 의업을 택한것일까 어떻든 모듯것이 가설이고 짐작일 뿐이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어떤 방법으로 구라파 세계에 처음 소개되었는가 하는 문제는 매우 흥미있는 과제이기도 하다. 그를 만난뒤 부터 그의 족보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달레의 기록이 확실한 것인지도 알고싶고 거기에 대한 자료 수집을 좀 더해서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다시 한번 그문제를 거론할 생각인데 여기에 관심있는 사람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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