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3개 교구 및 3개 수도회에서 모두 45명이ㅡ새 사제와 49명의 부제가 탄생하였음은 참으로거 교회적인 경사이며 기뿜이 아닐 수 없다. 먼저 새 사제들에게 축하해 마지 않는다.
소수의 사제가 배출되던 옛날에 비하면 참으로 격세지감이 있으며 이토록 한국교회를 위해 강복해 주신 하느님께 진심으로 감사와 찬미를 드린다.
사제가 되었다는 것은 단순히 신품을 받았다는 사실에 그치지 않고 그리스도와 교회에 대한 충성심, 헌신적인 봉사, 사도직에의 열정, 복음적인 몰아와 사람으로 하느님의 뜻을 따라 신도들을 성화시키고 인도하는 성직의 직분을 부여 받았으며, 그리하여 주교의 협력자로서 교회의 가장 훌륭한 일꾼이요 기둥일 뿐만 아니라 교회의 스승이 친구이며, 하느님과 사람 사이의 중재자로서 하느님 신비의 직접 관리자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그리스도와 교황과 주교가 사제를 아끼고 사랑함은 물론이요, 모든 신도들도 한결같이 사제들을 아끼고 존경하며 감사한다. 또 그만큼 신도들은 큰 신뢰와 기대를 가진다.
그러나 사제의 길이라고 해서 현대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전환기적 위리의 영향을 모면할 수 있는 특수한 대피소를 가진것도 아니고 신도들처럼 하느님께로 가는 그 여로에서 어두운 시간이 없으란 법은 없다.
때로는 자신의 성직신분에 대한 불안감이나 현대사회에서의 소외감, 또는 인간적인 위로를 받지 못하는 고독감 등을 갖거나, 사제생활의 어떤사실을 곡해한 나머지의 편견 때문에 고통을 당하는 경우가 전혀 없다고 할수 없다. 이런 측면에서 신도들은『사제도 인간이다』라고 이해하여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신앙이 없는 사람들의 관점에서는 사제들의 입장을 항상 역설적이며 불가해한 것으로 보기가 일수 이다.
따라서 현대의 상황하에서는 사제 자신도 더욱 신앙을 깊게하게 자신이 누구에게 속하며 무슨 권한을 가지고 무슨 사명을 받았는지를 보다 명백히 드러내어야 한다. 그리고 신품성사를 통하여 없어지지 않는 인호를 받음으로써 그리스도의 사제권한을 나누어 받았음을 항상 의식하고 사제적 본질에 대한 확신을 가져야 한다. 이런측면에서 사제가된 여러분은 언제, 어디에서나『나는 신부요 사제다』라고 외쳐야 한다.
온 교회의 축복을 받으면서 거룩한 사제직의 첫발을 딛는 새 사제들은 자신의 내적인 결의와 다짐도 중요하지만 또한 교회나 신도들의 여망이 무엇인가에 대하여도 숙고하여야 한다.
첫째로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느님과 모든 영혼을 위해서만 살기를 바란다. 하느님의 파견을 받아 하느님의 일을 위탁받은 특전을 갖고 있으나 이특전은 모두가 사제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고 하느님과 모든 영혼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리하여 특수한 계층에서가 아니라 하느님 백성의 공동체 안의 형제적 일원임을 유의해야 하고 따라서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와 교회공동체에 기여하는 봉사만이 사제적 가치가 정당화 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사제는 본질적으로 인류에 대한 그리스도의 사랑을 표시하고 이 사랑을 실현 하려는 교회의 위대한 능력을증거하여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최상가치를 보여주어야 한다.
둘째로 성덕을 날로 증가하여 그리스도의 모습을 항상 보여주기를 바란다. 사제는 인류를 구원하려는 그리스도의 도구로서의 성소와 헌신을 자각하는 동시에 개인적인 완덕을 위해서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고린토전서 9장 27절에서 사도바오로는『나는 내몸을 엄격히 단련하여 언제나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게 합니다. 이것은 내가 남들에게는 이기자고 외쳐놓고 나 자신이 실자가 되지않게 하려는 것이니다』라고 가르치고 있다.
또 신도들은 사제를 통하여 그리스도의 모습을 보고자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한 사제의 부덕함이양의 무리에 얼마나 많은 해를 끼치게 되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권위로서가 아니라 사람으로 양을 돌보아야한다. 그리고 사제는 날로 제단에서 성부의 뜻에 맞갖는 제사를 드리기위해 그의 입과 손을 항상 깨끗이 보존해야 한다.
셋째로 사제적 소명에 더잘 응답하기 위하여 보다 더 겸허한 자세로 사제의 직무를 연구하기 바란다. 흔히들 신부는 아무도 가르칠 사람이 없다고 한다. 신권이 있다고 해서 모든것이 완전하고 절대 능력을 소유한 것은 아니다. 사제도 사람이기 때문에 인간적인 유한성과 능력의 한계를 초월하는 존재는 아니다.
그래서 사제는 만능이 아니다. 급변하는 현대세계의 전문화 분업화 과정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그리고 신학교에서 배운것, 그것만으로는 모든 사목의 전거이고 백과사전이 될 수는 없다.
사목에 있어서도 모든 신도들의 지혜와 능력을 모을 줄 알아야 하고 권위로만 일관할 것이 아니라 겸허한 사제가 되어야 한다.
겸덕은 오히려 권위를 더하며 신도들의 추앙을 더 받는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나아가 사제적 직무의 연찬을 게을리하지 않기를 바란다.
끝으로 만강의 축의를 보내면서 그 생애를 통하여 하느님의 가호와 은총이 충만하기를 빌어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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