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0일자로 전주교구장 김재덕 주교는 건강상 이유로 교구장직을 사임했다. 로마와 전주에서 동시에 발표된 이 사실에 전주교구민과 더불어 한국교회의 모든 구성원들은 참으로 놀라움을 금할 길이 없는 것이다. 물론 오늘날 옛날과는 바교할 수 없을 만치 무거운 책임을 지고있는 주교이기에 건전한 체력과 정신력이 요구되긴 하나 어쨌든 건강상 이유로 사임한 김재덕 주교의 충정과 용단에 무엇이라 표현 할 말이 없기에 말이다.
1973년 3월 교구장직을 맡아 사임하기까지 만 8년동안 건강을 해칠 정도로 하느님께서 주신 중대한 책임을 수행해온 김재덕 주교의 노고에 진심으로 위로와 경의와 감사의 말씀을 드리는 바이다.
그런데 벌써 지난해 4월 1일자로 사임서를 제출하였고 같은해 9월 24일자로 조건부로 그 사임서가 수리되어 새 교구장의 선정작업을 비공개리에 착수했었다고 한다. 바오로 6세의 자의교서 「거룩한 교회」10조에 의하면 주교회의는 內密히 현명하게 협의하여 그 후보자의 성명을 추천해야 하고 또 1967년 11월 13일자로 발표된 「주교 후보자 추천에 관해 지켜야 할 세칙」에 따라서 선정작업이 진행됐을 것인데 어찌하여 그 사실의 일부가 누설되면서 근거없는 낭설까지 유포되었는지 참으로 모를 일이다. 이 사전 누설이야말로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성교회에 있어 그의 公開性이 바람직하다 하더라도 꼭 비밀이 지켜져야 할 사항이라면 철저히 그것이 지켜저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켜져야 할 비밀이 지켜지지 않음으로 말미암아 근거없는 낭설까지 유포되겠끔 한 이번 정황에 대해서 그 책임 소재는 어디에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러한 일이 되풀이 되지않기 위해서 말이다.
또 한편 교회 안에서의 「거룩한 지배」라는 생각에 따라서 행해지는 비밀정책은 지양 되어야 하겠다. 현대교회가 비밀주의적인 테두리 안에서 그의 실태에 대한 공개성을 주저하는 것은 하느님 백성으로서의 교회공동체가 드러내야 할 참 모습은 아닌 것이다.
집단내의 정보교환이라든가 정보전달이 아니라 하더라도 성교회는 특히 지도자는 밝혀야 할 사항은 분명하게 명백히 밝힐 수 있어야 한다. 교회의 공개성이야 말로 오늘날 모든 그리스도의 백성으로 하여금 공동 책임을 지닌 협력태세를 갖추도록 하는 지름길의 하나가 아닌가 한다.
그리고 새 교구장이 임명될 때까지 결코 사목상의 어떠한 공백이나 정체가 있어서는 아니되겠다. 교회법 절차에 의하여 이미 교구참사회가 제기능을 발휘하여 우선 교구장 직무대행으로 김환철 신부를 선출했다고 한다.
이 중대한 시기에 선출된 참사회 대표 김환철 신부는 교구의 사목총체를 계속 활발케 하고 그것을 조정하며 교구장 직무대행에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
더우기 교구의 신도단과 사제단은 辭職의 決斷으로써 교구발전을 바라는 전입 교구장 김재덕 주교의 충정을 충분히 살리기 위해선 교구공동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교구장 직무대리를 중심으로 책임협력 태세를 갖춰가야 한다. 거듭 거듭 강조하거니와 전주교구민은 성직자이건 수도자이건 일반신도이건 간에 모두가 겸허하게 참사회 대표를 중핵으로 하여 그리스도의 백성으로서 성령의 사귐으로 그리스도 안에 하나가 되어 형제애를 바탕으로 더욱더 일치단결함으로써 이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극복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이야말로 전주 교구민이 교구의 일치와 생명의 내적원천인 성령에의 신뢰로 기도를 바치는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교구의 봄을 향해서 행진해야할 때가 아닌가 한다. 또한 한국교회의 전체 그리스도의 백성은 전주교구의 형제자매를 위하여 전주교구 공동체를 위하여 특별히 기도로써 정신적 지원을 보내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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