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 중앙협의회가 1980년 12월 31일 현재로 집계 발표한 「1980년도 한국천주교회 교세 통계표」에 의하면 한국천주교 신자총수는 1백32만명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 통계는 지난 80년도 한해동안 7만5천25명의 신자가 증가하여 최근 10년간 매년 5만명 내외에 머물던 신자증가 폭이 50%를 상회하였다는 것과 우리나라 총인구에 대한 신자화율이 79년도말에 비하여 0.23% 증가한 3.53%가 됨을 또한 알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우리는 이통계를 통하여 지난 10년간의 연평균 신자증가율에 비해 지난해에 증가폭의 획기적인 상승율을 보며 한국교회의 창립 2백주년을 목적에 두고 「2백주년 2백만 신화」의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게 됨에 온 교회가 크게 고무됨을 스스로 경하해 맞이하고자 한다.
이러한 결과는 그간 교회내의 모든 성직자 수도자와 평신도들의 강력한 선교의지와 기도의 힘이었음을 실감하며 특히 이 겨레에게 주신 성령의 특은에 깊이 감사 드린다.
금년은 조선교구 설정 1백50주년이 되는 해며、오는 1984년은 이민족에 구원의 메시지가 전해지고 한국교회의 창립 2백주년이 되는 은혜로운 역사적 유산을 기리는 때다. 우리는 이 자랑스러운 신앙의 얼을 기념하는 것이 만에 하나 형식적 행사위주로 가게 되거나 사회에 대한 교회의 한 외형적 자기 과시의 운동으로흐르지나 않을까 하는 것을 매우 조심스럽게 여기던 중 이같은 신자증가폭의 신장은 민족성화와 선교사명의 자각이라는 깊은 내적 쇄신의 한 징표로 보여지기에 더욱 큰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우리는 지난 한해의 보람과 의미를 이렇게 기쁘게 생각하면서도 이를 하나의 결실보다는 새로운 한 출발로 보고자한다. 우리는 구체적인 현실의 세계에 살고 있지만 그 피안에 있는 영적세계에 속하고 있음을 분명히 깨닫고 있는 신앙의 형제들이다 이제 한 통계적 수치의 의미가 비록 내적 성숙을 위한 진전이라 할지라도 우리는 보다 겸허한 자세로 보다 깊은 영성적 발전의 계기로 삼아야 하겠다는 것이다.
즉 지난 한해는 우리가 구원의 진리를 사랑의 생활로 실천할때 주님의 나라는 그만큼 넓혀졌음을 깨달은 한해였으며、많은 우리의 이웃들이 진지에 목말라 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던 한해였음을 보았기에 부족하기만 한 우리도 지금은 구원의 도구로 봉헌할 역사적 소명앞에 서 있음을 깊이 자각하고 지금은 그 추종의 새 출발점이라고 생각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할때 지난해의 성과는 그것이 결과가 아니라 기어코 이루고야말 저 영적승리의 첫 출발점이 되어야하겠다는 것이다.
우리의 순교선열들은 이땅에 뿌려진 복음의 씨앗들을 꽃피우기 위해서는 죽음을 오히려 가볍게보고 거룩한 증거의 삶으로 구원의 메시지를 겨레의 생활양식 속에 뿌리내리게 하였었다.
그들은 믿음을 지키기위해 생존기반이던 고향을 버렸고 진리를 수호키 위해 신분을 버렸으며 구세주의 실재하심을 죽음으로 증거하기를 영광으로 알았다. 그러기에 박해를 피해 그들이 간곳은 그리고 그들이 머문곳에는 항시 주님께서 함께하시어 교회가 세워졌다.
한국의 초대교회는 그렇게 이땅의 구석구석에、이겨레의 마을마다에 전파되어 갔음을 볼 수 있다.
지난 한해의 작은 성과는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의 가슴에 바로 자랑스러운 우리 순교선열들의 신앙을 되살릴 것을 일깨우는 가르침이 아닐 수 없다. 그들의 생생한 신앙의 증거를 오늘 우리들이 저 도시의 끝목마다에서 볼 수 있게 살아 갈 때 민족의 복음화를 기할 수 있음을 보여준 푸른 신호임을 알아야 하겠다.
「천주가사」를 지어 글 모르는 사람들도 노래로 교리를 배울 수 있게 하고 「천주공경가」를 지어 한국인의 가락과 정서에 맞게 주님의 진리를 전했듯이 우리는 이 시대의 한국인의 생활양식과 정서에 맞게 주님의 메시지를 전할 지혜를 터득하자! 「주교요지」 「상제상서」를 써서 신앙을 밝혔듯이 우리는 오늘의 한국인의 사고와 의식에 그 영혼을 울리는 음성으로 말할 수 있는 예지를 구하자!
마침내 그들이 죽음으로 생명을 봉헌했듯이 우리는 오늘의 한국사회에서 그토록 그리며 갈구하는 사랑과 정의와 평화의 삶을 생활속에 실증하여 이민족의 구원을 하느님께 청원하자!
배론과 새남터에 함께 하시던 성신의 사랑을 오늘의 서울과 지방에서 영원히 모실 우리의 자세를 새롭게 하려는 한국교회 창립 2백주년 축제를 앞두고 우리는 우선 나의 벗 한사람을 주님께로 인도하여 저소음과 먼지 이는 내삶의 현장에서 2백주년 2백만 신자화의 출발점으로 기도하는 행렬을 이루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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