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때 척추성 소아마비로 허리가 몹시 굽고 한쪽 발꿈치를 들고 힘겹게 걸었지마는 그런대로 22세까지는 걸을 수 있어 시골에서 중학교까지 다녔다. 스무살에 인천에 올라와 국민학생들에게 과외지도를 하고 편물도하고 구멍가게도 하며 내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으나 스물두살에 정신병이 났다. 정신병원 입원 1년반 1년 가까이 웬만큼 약을 썼으나 정신을 못차려 약의 양을 2배로 늘렸다. 결과적으로 정신은 되찾았지만 온몸이 약에눌려 일어나지 못하고 3개월간 누워서만 있었다.
어머니께서 끓여다주신 삼계탕을 먹고 기운을 내어 엉금엉금 기어가 옆자리 환우의 침대 모서리를 짚고 일어서려니 다리 오금이 오그라든채 펴지지 않았다. 밖에는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고 있었다. 『주님、이것도 당신의 뜻이겠지요…』라고 중얼거릴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두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퇴원하여 10년동안 방안에서 요강에 대소변을 보아 놓지만 어머니와 형제들은 한결같이 사랑으로만 대해 준다.
10년간 잊지 않고 찾아 주시는 아가타ㆍ필로메나ㆍ막달레나ㆍ로사ㆍ도나다 아줌마들과 마리아ㆍ안나 데레사 자매들 그리고 변함없이 사랑해 주시는 수녀님ㆍ신부님들…….
나는 이 모든 은인들과 아픈 이들을 위해 기도 하는 것으로 사는 보람과 기쁨을 누리고 있다.
얼마전 바오로 서원의 바오로 수녀님이 좋은 책을 보내주셨다. 너무도 좋은 책이어서 읽다 말고 엎드려 기도했다.
『주님、「나의고통」의 저자 끌로드 브뤼네는 인간의 고통을 피아노 속의 생쥐에 비교 하였읍니다. 위대한 음악가가 쇼팽의 훌륭한 음악을 연주하러 오는 순간 생쥐에게는 말할 수 없는 혼란이 오며 생쥐는 이유도 모르고 음악가를 원망하지마는 만약 생쥐가 피아니스트의 목적을 알았다면 자기가 받은 혼란은 피아니스트가 연주한 작품에 의해 충분히 보상 받았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했읍니다. 주님、그렇습니다. 우리가 겪는 모든 고통ㆍ슬픔ㆍ불행ㆍ비애 등은 당신이 연주하시는 대 음악을 위한 부산물 입니다. 생쥐가 당신의 목적을 깨닫게 하소서. 사랑으로 참으며 당신의 대 사업을 이해 할 수는 없지만 기뻐하게 하소서 아멘』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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