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 우리는 외국 가톨릭 교회의 성소감소에 대한 위기적인 얘기를 흔히 듣고 있다. 현대사회는 확실히 성소의 길을 택하는데 대해 역기능적 작용을 한다. 객관적으로 주어지는 사회적 조건은 성소의 응답을 주저케 하고 이로 인한 성소의 감소는 불가피하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한국 교회는 그와 반대로 지난해 서울대 신학교가 정원을 채우고 또 서울과 광주의 양대신학교가 많은 편입생을 확보하여 67명이 증가한 5백 28명이 됐다고 한다. 그뿐 아니라 금년에는 정원과 입학정원이 대폭 늘어 상당한 증가가 예상된다고 한다. 사실 서울대교구의 중고생으로 구성된 예비신학생수는 3백 57명에 달한다고 한다. 더우기 대구대교구는 관구신학교를 새로 설립하기로 결정한 바 있어 이미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수도자 성소도 역시 외국에서는 볼수 없을 만치 계속 유지 혹은 증가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일이야말로 참으로 놀라운 구세사적 정황인 동시에 축복된 은총의 현실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오늘의 한국교회에는성소문제에 관한한 낙관적인 견해가 없지도 않는것 같다. 허나 지금같이 성소가 증가하면 할수록 우리들 모든 하느님의 백성은 더욱더 총력을 쏟아서 성소촉진에 박차를 가해야 할것이 아닌가 한다. 왜냐하면 실제로 신자 증가율에 비해 성소증가율이 낮을 뿐아니라 현대 한국사회의 구조적변화는 불가피하게 앞으로 성소문제를 문제시하지 않을 수 없게끔 할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조선교구 설정 1백 50주년을 맞으며 또 한국교회 창립 2백주년을 앞두고 있는 우리는 성소와 아울러 사제 양성문제를 심각히 반성적으로 생각해 봐야 할것이 아닌가 한다.
지난날 성직자의 영입을 위해 온갖 노력을 다 했던 조상들의 쓰라린 경험을 잘 아는 한국에 사는 그리스도의 백성이기에 사제양성에 대한 제반 문제 특히 경제적 문제를 우리 스스로가 해결하여야 할 것이 아니겠느냐 말이다. 성숙된 교회임을 자부하는 우리들이기에 더욱 그래야 할 것이다.
그런데 신학교의 유지 운영비와 학교시설의 개수와 증축、신학생의 학비 등에 대한 부담 및 원조는 참으로 절실한 과제인데도 불구하고 실제로 우리들 신자에게선 창피할 정도로 적은 도움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사실 한국교회의 사제양성에 필요한 경비가 대부분 외국 형제와 교회의 포교원조금에 의거하고 있는 현실은 정말 딱하기 짝이 없는 일이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성숙된 성인의 교회로서 생동하는 하느님의 백성임을 자부하며 자랑하는 우리 한국 가톨릭인들이 미래 교회를 가늠할 사제양성을 자기 스스로 해결하지 못해서야 어떻게 큰 소리를 칠 수 있겠느냐 말이다.
물론 우리들은 개발도상 국가의 국민이기에、더욱이 경제적 요건이 좋지못한 시기에 처해 있기에 가난하고 어려운 생활형편에 있다. 그러나 가난하고 재원이 적고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다 하더라도 우리는 어떻게 하든 주어진 여건 밑에서 사제 양성만은 외국교회와 형제들의 원조없이 기필코 자력으로 훌륭히 해결하는 길을 구체적으로 강구하여야 할 것이다.
사실 우리들의 목자인 사제의 양성에 대해서 생각이 미칠때 참으로 문제의 중요성과 긴박성을 통감하지 않을 수 없다. 다음 세대의 성직자、복음의 사제를 양성하는 일만큼이나 큰일이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성소를 인가하고 간섭하는 역할과 책임을 지니고있는 교회당국은 사제양성에 있어 물론 양적측면을 중요시 하여야 하겠지만 결코 질적측면을 소홀히 해서는 아니될 것이다. 따라서 신학교의 사제양성은 무엇보다도 영성지도의 효율적 방법과 수단을 강구하여 영성의 심화에 총력을 쏟아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오늘날 신학원의 시설 기구 운영에 대한 내청한 재검토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진정 오늘의 사회는 숭고한 사명을 띠고 봉사하기 위하여 헌신하는 사랑의 사도 복음의 사제를 갈망하고 있다. 교회는 이 인간사회에 파견된 하느님의 백성으로서 인간 해방과 사회구원의 사명을 그리스도로부터 원초적으로 받고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교회의 활동에는 무한한 분야가 있어 교회에 직접 봉사하는 희생심이 풍부한 사람이 필요하다. 특히 교회에 봉사하는 사람들 가운데 사제와 수도자가 많이 배출되어야 하겠다. 오늘 아니 지금 당장에도 예수님은 『추수할 것은 많은데 일꾼이 적다』라고(마태 9ㆍ39)말씀하고 계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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