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에게 극장이 있다. 필름은 대개가 본토의 극자들을 두루 살피고 들어온 것이기에 비가 새고 중간 중간 쉬는 곳도 많지만 그런대로 돌아간다.
하루는 극장 주인인 유치원 자모의 연락으로 신부수녀가 나오는 영화라면서 초대가 왔다. 가보니 불과 20명도 채 못되는 관객이 앉아 있었다. 이래도 수지가 맞는냐나까 영화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중국 무술영화가 오면 빈자리 없이 꽉 찬다고 한다. 해괴망칙한 손짓 발짓해가며 뒤뚱대다가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차고 칼로 찌르고 입으로 상처를 피를 쏟으며 싸움질하는 그런 영화가 들어오면 극장안이 붐빈다고 한다.
또한 무술영화뿐 아니라 총을 빵빵 쏘아대는 영화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여기 사람들도 치고 받고 찌르고 쏘는 장면을 좋아하나 보다.
현실에서 아무리 억울해도 참고 지내야만하는 서민들에게는 화명의 주인공이 자기대신 악한들을 사정없이 처치하는 장면을 보고서 속 후련해 하는 모양이다. 자기 자식들을 남의 손에 난자질 당하는 일을 겪고도 못본 체 말조심하고 웅크려야 하는 세상에는 영화속의 주인공이 활약은 상당히 신바람나는 일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그러나 주먹질 발길질 총질 칼질이 화면속의 장면이기에 재미있지, 현실속에서 그런 일이 자주 일어나면 경악과 분노를 금치 못하게 된다.
바로 지나간 주간 우리는 정말 놀라고 놀랐다. 20대의 한 개망나니가 교황님께 총질을 해낸 사건말이다. 그 개망나니도 포함된 군중들에게 미소를 띄운 교황님의 축복하는 팔과 배에다 물딱 총도 아닌 진짜 총알을 쏘았다니 대노할 일이다. 가뜩이나 지난날 광주에서 총질 칼질한 사건들을 좀 삭여보려는 판인데 또 어떤 녀석이 버릇없이 총질이라니, 이건 순전히 마귀떼(서리)들과 한통속이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그녀석 밥먹고 영 할 짓이 없으면 오징어나 잡을 것이지 왜 하필 그런 엄청난 짓을 하는지 모르겠다.
그 동네에는 멍석말이 같은것도 없는 모양이지. 그걸 붙들어다 혼을 내줘야 하는데, 이런 생각을 혼자 웅얼거리자니 끝이없다.
아서라, 한날 섬에 들어앉아 바르티매오 혼자 용쓰듯 하는 시골 신부가 사목이나 열중할 일이지 그런 악담을 해서야되나. 그저 원수들사랑하고 보복하고 싶어하는 유혹에 빠지지 말게 하시고 흉악에서 구하소서 기도나 바쳐야지. 이세상에 아버지의 나라가 임하시도록, 남을 향한 삿대질 총질 칼질이 멈추어지고 내탓이요 큰탓이라고 고백을하는 세상이 오도록 기도를해야지.
무술영화를 보고서 신바람나게 사람 꼬놔보면서 한쪽발을 들고 손목을 비비틀어원순이처럼 꽥꽥 소리지르는 꼬마들에게 참된 평화를 심어주도록 노력해야지.
한편, 교황님의 용태가 좋아지고 있다는 소식에 일단 안심은 된다. 하기사 전세계 모든 신부님들이 매일 미사 때마다「우리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위해 기도해 왔으니 그 총알이 급소를 향해 갈 수가 있으랴. 그러나 이번 교황주일에는 아무래도 교황님께 방탄용 수단을 한벌 지어드려야 되지 않을까.
교황님이 빨리 나으시어 예전처럼 평화의 사도로 일하시도록 우리 모두 기도해야겠다. 또한 도처에 숨은 개망나니들을 위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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