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상한 나무가지들에 소복히 하얀눈이 쌓인듯 밤사이에 온 시내의 벚꽃이 일제히 만발해 있던 지난 봄날 어느 아침. 차창을 통해 구석 구석을 돌아본 그날의 개화는 수십 년을 보며 지나쳐 온 벚꽃인데도 이날따라 유달리 신의 섭리하심을 강력하게 느끼게 된 것은 웬일일까? 지난날 끌려다니는 신앙생활에서 자의반 타의반의 하느님과의 대화에서 당신의 존재하심을 체험하게 해달라는 나의 오만한 구함을 사랑으로 들어주심이었으리라. 이 무딘필이 표현하기 어려운 그 어느날 밤 난생 처음 당해본 위험스러웠던 일들이 한번도 아닌 연속적인 세번의 위기를 새벽에 눈을 뜨는 순간 예고해 주신 일들은 유달리 의문에 매달리는 나의 속성에게 파티마의 기적을 번뇌없이 겸손하게 받아 들이게 해주신 은총이었으리라.
수많은 동물중 언제인가는 이 여행살이에서 크고 작은 나의 보따리를 아쉬워하며 맨손으로 인생터미널에 내려야 한다는 것을 알고있는 인간의 참행복은 어떠한 것일까. 이웃에게 사랑을 베푼 결과가 배은망덕하다고 탓하며 셈을하는 사람을 간혹보게 될 때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주님의 말씀을 이제야 조금씩 헤아리게 된다.
가난과 굶주림의 삶속에서 어쩌다 귀한생선이 상에 오를때로서가 권하던 사랑이 성찬을 남기게 하던 사랑이 성찬을 남기게 하던 아름다운 추억들이 가끔씩「아씨시」의 거렁뱅이 성인을 생각하게 한다. 주님을 위해 내영혼을 위해 이웃을 내몸같이 사랑해야 함에도 오고가는 이해들이 이웃을 미워하게 되는 아픔들이 때로는 육신에까지 미치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단 삼일만이라도 보고 듣고 말하고 싶다는 소망을 갈구하며 떠나간 헬렌켈러 여사의 생각을 되새기며 그간 나와 내지체에게 크나큰 은총을 주신일들에 이제야 감사함을 알게 된 어리석음이 부끄럽기만하다.
주님을 가까이 할수록 삭막하기만 하던 내영혼은 저녁이면 기다려지는 신문을 사절하는 와중에서도 풍요로움과 포근함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이러한 많은 은총들을 간혹 눈물이 고여오는 희열로 대하게 될때면 무한히 높은 어느 우주와 무한히 깊은 저아래 수렁에 있따고 생각하던 주님과 하늘나라와 지옥불은 내안에 있음을 느끼게 한다. 우주를 포옹하는 인간의 마음, 이 위대하고 고결한 영혼을 일깨워 주신 당신과 당신의 반석에 끊임없이 감사를 드리게 된다. 하느님을 사랑하기에 앞서 먼저 내이웃을 사랑해야 하는 이문제들은 낙타의 비유를 생각하게 한다.
항상 매달려 받아내기만 하는 이 가련한 영혼은 다시금 미워하게 되는 이웃을 사랑할 수 있는 은총을 얻기위해 오늘도 내일도 기도 드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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