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5일부터 17일까지 부산 오륜대 명상의 집에서 제 3차 전국 사목국장 회의가 있었다. 이 회의에서는 각교구의 사목국장이 모여 금년상반기의 사목활동에 관한 평가와 앞으로 해야할 여러가지 과제들을 놓고 진지하게 토의하고 당면한 공통과제에 관한 몇가지 중요한 합의를 보았다.
먼저 한국천주교 2백주년을 앞둔 제 2차 연도의 사목지침으로서 전국주교회의 공동 사목교서가 정한 「이웃전교의 해」인 올해의 상반기를 보내면서 각 교구의 사목실적을 검토하고 그 타당성과 중요성을 재확인 했으며 오는 82년도의 전국주교회의 사목교서를 위한 준비자료로서 ①「이웃전교의 해」에 관한 반성적인 평가 및 그에 따른 구체적 방향의 제시와 ② 민족 복음화라는 뚜렷한 방향을 토대로 모든 교회가 「선교하는 공동체」로서의 교회상을 정립할 수 있는 주제의 설정과 ③ 구체적인 사목지침을 준비하고 그 교육을 실시할 수 있도록 시기적으로 빨리 공동 사목교서가 발표되어야 하겠다는 등의 요망사항을 담은 「82년도 주교단 공동사목교서를 위한 제언」을 채택하였다.
또한 지금 서울교구가 주관하여 실시하고 있는 「천주교 조선교구 설정 1백50주년 기념행사」는 전국교회와 신자들이 함께 기념해야 할 한국교회 전체의 행사가 되어야 한다는데 합의하였으며 그 기념행사의 전국확산을 위해 ① 조선교구 설정 1백50주년 취지문을 전국 신자에게 배포하고 ② 교회홍보매체를 동원한 전국적인 홍보활동을 전개하며 ③ 기도문을 작성하여 전국신자들이 함께 기도하게 함으로써 정신운동을 병행해 나가는 동시에 ④ 지방교구의 참석을 원활히 돕기 위해 기념행사 준비위원회 안에 지방교구 연락담당부를 설치해 줄 것 등을 서울교구에 요청키로 합의하였다.
이번 사목국장회의는 「이웃전교의 해」의 상반기를 보내면서 각 교구의 사목현황의 정보를 교환하는 한편 상반기 사목활동의 보고ㆍ평가를 겸한 모임으로 그 수확이 컸으며 각 교구의 조직ㆍ구성 등을 토대로 상세한 사목현황을 첨부한 종합평가서를 6월말까지 각 교구별로 작성키로 합의했을뿐 아니라 앞으로는 매년 전국주교회를 전후하여 두차례씩 정기적으로 이회의를 개최키로 합의하고 다음회의는 10월경에 제주도에서 갖기로 했다고 한다.
한국천주교 2백주년을 기념하는 운동과 더불어 전국 주교회의가 해마다 공동 사목교서를 반포하게 된 것은 한국교회의 성장을 위해 괄목할 만한 발전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또한 이에 따라 각 교구의 사목을 총괄하는 전국 사목국장이 자리를 같이하여 그 공동지침에 따른 사목활동을 구체적으로 점검하고 평가하며 당면한 과제를 토의한다는 것은 앞날의 한국교회 발전을 위해 매우 기쁜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오늘과 같이 조직화된 사회를 구원하기 위해서는 평신도와 본당사제, 본당사제와 교구사목국, 교구사목국과 교구장 사이에 밀접하고 체계적이고 수직적인 공동지표와 협력이 있어야 할뿐 아니라 또한 이에 못지않게 평시도 상호간, 본당사제 상호간, 교구사목국장 상호간, 교구장 상호간에 수평적인 공동지표와 협동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또한 상호 교환되는 사목정보는 공동지표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자료가 되는 것이므로 그 정보가 정확해야하고 상호 유통되고 통계처리될 수 있도록 공통적인 방식에 의해 수집된 것이라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선 사목정보의 수집방식이 통일화 되어야 하고 어떤 정보를 수집할 것인가를 사목사회학적으로 보다 깊이 연구하여야 할 것이다.
한국천주교 2백주년 기념운동이 전국의 모든 신자들의 기념운동이 되어야 한다는것과 마찬가지로 한국이 독립된 하나의 단위교구로 설정된 「조선교구 설정 1백50주년」 기념운동으로 되어야 한다는데는 이론이 있을 수 없다. 1831년 9월 9일 당시의 교황 그레고리오 16세는 조선교회를 북경교구로부터 분리하여 독립된 대리감독구로 창설한다는 교서를 반포했다.
당시에는 우리나라가 단일교구였고 브뤼기에르 주교가 조선교구의 초대감독대리로 임명되었으니 그 기념이 오늘의 어느교구에 한정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후 1911년에 영남ㆍ호남지방을 대구교구로 분리시켰고 1920년에 원산교구, 1927년에 평양교구의 순으로 분리되어 오늘에 이른 것이다. 그러므로 서울교구가 「조선교구 설정 1백50주년」 기념행사를 한다는데는 이의가 있을 수 없다. 다만 다른 교구도 이행사에 동참해야 그 의의가 산다는것 뿐이다. 교구마다 개별적으로 그 기념행사를 주관하는 것도 좋은 일이다. 그러나 한국교회의 역사와 사목공동체적인 기능을 고려할때에 그 모든 기념행사는 어느 교구에서 주관하든 전국교회의 행사로서의 의미를 가져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준비위원회가 초교구적으로 구성되어 전국행사로서의 계획이 수립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한국천주교 2백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전국적인 행사가 진행중에 있고 또 각 교구마다 조선교구 설정 1백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어떻게 계획되고 있는지는 상세히 알 수 없으나 이미 서울교구에서 그 기념행사를 하고 있으니 그 준비위원회의 기구안에 지방교구 연락 담당부를 넣어 달라는 전국 사목국장회의의 요청도 받아들여지기를 바란다. 모든 기념행사에는 항상 재정적인 어려움이 따르고 그 문제도 공동으로 해결해 나가는 것이 마땅하나 그 보다 가장 근본적이고 필수적인 것은 공동체 의식에 따른 정신적인 합동이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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