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생활의 향상과 의식 구조의 개방으로 인해 현대인들은 여행을 통해 욕구의 충족을 얻으려는 경향이 있다.
빈부의 차이도, 경기의 호ㆍ불황도 아랑곳 없이 사철이 온통 여행 인파로 붐비는 느낌이다.
우리 인간의 여행이 크게 두가지로 구분되어 지는것 같다. 그 첫째가 선익과 악인의 구별없이 즐길 수 있는 신비스런 자연속에 펼쳐진 오묘한 조화와 변화의 시각적인 여행일 것이다.
둘째, 물질생활을 초월한 정신적 갈증을 해소시켜줄 여행, 즉 광활한 예술의 세계-음악회나 각종 학술회ㆍ연극회ㆍ종교강연이나 유흥가의 비좁은 홀안에서 괴성과 광란의 현장. 그 무대위 연예인들의 춤과 노래에 심취하기 위해 온통 세상사람들은 자신의 취향과 욕구에 따라 구름처럼 몰려 다닌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뚜렷한 목적 의식을 갖고 여행하는 반면 계획도 없이 무작정 이대열에 끼여드는 사람도 있다. 시각적 여행이나 정신적 여행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진실되고 새로운 삶의 방향을 얻기도 하지만 오히려 허탈한 마음을 얻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것은 무슨 이유에서일까? 자기자신의 삶에 대한 확실한 기준이 정립되고 아니된 까닭의 결과가 아닐런지?
얼마전 마더 데레사 수녀가 한국을 방문했을때 서울과 대구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운집하였던가. 그분이 단순히 노벨 평화상 수상자라든지 또 외형적 모습만을 보기위해서 였다면 그 강연회에 간 의미가 무가치 할 것이다. 그분이 우리에게 전해준 강연내용은 우리가 이미 알고있는 진리를 되새겨준 것이라고 볼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러나 그보다 더 숭고한 의미는 주님에게 간택된 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분의 생활전부가 주님의 뜻을 좇아 오직 일관된 생각과 행동으로 증거한 사실이 아니겠는가? 강연장의 치례나 그분의 지식이나 조리있는 연설만을 듣기위해 그곳에 갔던 사람은 무의미한, 시간낭비였을 뿐이리라.
대중교통 수단이 발달된 오늘날, 우리는 많은 경비를 지출하지 않고도 소중한것을 얻을 수 있다면「성지순례」가 아닐까 생각한다. 멀리 이스라엘의「예루살렘」성지가 아니더라도 이 땅에 하느님 복음의 씨앗을 심기 위해 자신들의 목숨을 초개처럼 버려 오늘의 그 뜨거운 신앙을 본받고 묵상하는 여행을 말이다.
친구들과 직장인ㆍ동호인들간의 시각적이고 감흥적이고도 단조로운 행락의 계획을 미루고, 깊고 뜨거운 그리고 높은 얼과 사랑이 담긴 이땅 곳곳의 성지로 순례의 길을 떠나자.
그곳을 돌아보면서 미적지근한 신앙의 탈을 벗어 던지고 뜨거운 믿음으로 승화시키자. 성지순례는 곧 자기자신의 신앙의 현주소를 확인하는 좋은 여행이 될 것이다.
우리는 이 멋진 여행을 통해 주님과 더 가까와지고 더 뜨거운 사랑을 익혀 우리 이웃에 복음을 전파하자. 내 마음속이 뜨겁지 않고 내 마음속에 사랑이 없이 어찌 주님의 뜻을 전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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