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길, 함흥, 덕원면 속구 3교구장 서리를 겸임해 오던 디모테오 비텔리 몬시뇰이 작년(1980)에 교황청에 사표를 제출한 바 있었다. 고령과 건강 등 주교회의에 적극적으로 참가할 수 없는 사정에 비추어 사표를 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교황청은 후임 조치를 위해 거의 1년간 숙고한 결과 연길 교구만은 그대로 李 몬시뇰이 서리로 남게하고, 함흥교구와 덕원 면속구의 교구장에는 왜관 이동호(쁠라치도) 아빠스(대수도원장)를 후임 교구장으로 발령하기에 이르렀다.
해방후 신주교는 공산치하에서 옥사하고 백 주교는 형고의 결과 세상을 뜨시게 되자 3교구장 서리직을 맡게 된 李 몬시뇰은 오늘까지 남북통일의 날을 기다리면서 왜관에서 조용히 그 대비의 책임을 다해왔다.
30여 년의 세월이 흘러 고령의 몸으로 책임을 다할 수 없어 사표를 제출한 李 몬시뇰의 한맺힌 심정은 어찌다 헤아릴 수 있겠는가? 함께 그 한을 나누는 마음 간절하다. 한편 이동호 아빠스의 두 교구장직 겸임 발령과 이 몬시뇰의 연길 교구장 서리 유임에 관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연이 있는것으로 알고 있다. 연길교구는 과거 한국 천주교회 관할지역으로 되어 있었지만 현재로는 중공치하의 영토라는 것을 감안하여 부득이 인사조치를 유보한 것으로 안다. 함흥과 덕원만은 그렇지 않고 과거의 성베네딕또 수도원과의 관계상 이동호 아빠스가 양교구의 책임을 맡게 된것으로 안다. 이와 같은 신임 인사 발령에서 확실한 것은 함경남북도의 선교는 성베네딕또 수도원에 계속 위임되었다는 것이며 선교개척의 연고와 전통을 사리려는 성청의 배려를 확인할 수 있다.
이기회에 또한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지금까지 왜관에 자리잡고 잇는 왜관 성베네딕또 대수도원은 덕원 대수도원의 자리 바꿈인줄로 일반은 생각해 왔지만 사실상은 그렇지 않고 덕원 대수도원과는 관계 없이 독자적으로 새출발한 수도원이라는 것이다. 법적으로는 덕원 대수도원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이제 왜관 대수도원장이 덕원 대수도원이 관장하던 함경 남북도의 사목과 선교의 책임을 맡게 되었다는 것은 법적으로 단절되었던 관계가 다시 이어졌다는데 크나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기회에 기대되는 바는 對이북 선교중 함경남북도에 관해서는 왜관 성베네딕또 수도회가 그주축이 되어 적극적인 선교준비가 이루어 질것이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막연하게 對이북 선교를 논의해 왔던 것에 비하면 대비의구심점이 한지역에 관한 것이지만 보다 뚜렷해 졌다는데서 밝은 전망의 기쁨을 느끼는 바이다.
국제성세로 보아서 북한 공산 집단의 존속은 어떤 한계에 도달되지 않았나 하는 전망이고 보면 우리는 이기회에 또 한국교회설립 2백주년을 앞두고 對북한 선교에 대한 선교에 대한 준비도박차를 가해야 할 시점에 있다고 본다.
국가적으로도 36년의 남북분단을 더 참고 견딜 수 없어 남북 평화통일 달성을 위해 거국적인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상황하에 그 기운(氣運)을 함께 해야 마땅하다고 본다.
이러한 기호에 남한 천주교회는 자체정비와 반성이 필요한 것으로 느껴진다. 우리는 해방과 6ㆍ25를 계기로 남하한 신자들이 이남에서 모든신자들과 혼연일체가 되어 이 만큼 성장해 왔다.
즉 14개 교구와 1백10만의 교세로 발전하였고 아시아에서는 물론 전 세계에서 한국 천주교회의 활력(活力)을 경이(驚異)의 눈으로 볼 만큼 발전하고 있는 것은 남북의 구별없이 우리의 일치된 복음선교 활동의 결실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만큼 쌓아올린 우리의 선교저력(宣敎底力)을 이남에서만 만족할 것이 아니라 북한 선교에 까지 손을 뻗쳐야 하겠다고 생각된다. 그러한 선교사업을 위해서는 교구 단위에서 준비되어야 할 일도 있겠지만 교구의 장벽을 넘어서 전국적인 차원에서 준비되고 진행되어야 할일도 있다고 해야겠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보아서 초교구적인 사업에는 너무나 많은 취약점을 노출시켜왔다. 보편적인 교회, 통일성의 체제속에 있는 가톨릭 교회로서 교구의 장벽, 국가적 장벽 때문에 보다 큰 공동선에 일치하고 합력할 수 없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것을 변명하겠는가?
앞으로 보편적 교회의 이상과 강점(强點)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겠는가? 한국 천주교회의 자체 발전을 위해서나 교회본연의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서나 이 취약성에 대한 반성과정 비는 과감하게 시도되어야 하겠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이러한 역사적 결단이 어렵다면 지금의 자랑스런 교회의 활력도 더 크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지 못한채 쇠퇴로 향할까 우려되는 바이다.
끝으로 중공땅에 버려둔 연길교구의 사목권을 계속 맡게된 李 몬시뇰에게 건강과 위안이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며, 신임 이동호 교구장께는한국주교단의 임원으로 주교단과 혼연일체 되어 맡은바 중책을 다하기에 필요한 총명과 건강의 은혜를 주시도록 역사를 주재하시는 하느님께 기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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