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날 28일 서울 대교구내 대학생 지도교수단 회의가 개최되어 학생사목에 적극 참여한다는 원칙아래 지도 교수들간의 유대강화와 정보교류를 시도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물론 학생사목의 문제는 청소년 문제와 더불어 오늘에 비롯된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현시점에서 그러한 회의가 개최되었다는 사실에 사목적으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교회의 사목분야에 있어 그 어느 분야인들 긴요하지 않을리 없지만 오늘의 한국적 상황으로 볼 때 특히 학생사목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외국과는 달리 한국의 젊은 대학생과 고교생들은 그리스도의 교회를 스스로 찾아오고 있을 뿐 아니라 그들중 많은 수가 성세성사를 받고 입교를 하고 있다. 그런데 교회는 학생에게 겉보기에 사목적 배려를 하고 있긴하나 사실인즉 그들에게 주어진 인간적 물질적 형태의 사목적 관심은 아주 미약한 것 같고 많은 점에서 불충분한 상태에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교구의 사제부족이라는 인적 능력의 제약과 아울러 재정적 능력이 극히 한정되어 있기에 학생들 뿐만 아니라 기타 다른 분야에도 그들과 마찬가지로 관심을 쏟아야 하기 때문에 그러하리라고 믿는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도신부들의 사목적 접근방법의 비효율성을 교회 내에서 볼 수 있는 사고방식ㆍ제도 및 구조에 의한 몇가지 제한에 원인이 있다고 생각할 수는 없을까.
즉 학생문제에 관한 한 교회 본질적 입장에서 그 문제가 사목적으로 다루어져야 하고 또한 어떤 특별한 사목적 접근 방법이 요구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타성적으로 계속돼온 교회의 입장에서 다루어지고 있는데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 말이다.
교회는 학생들의 사도직과 그들의 책임감을 강조하기에 앞서 그들 학생들이 교회에 던지는 도전을 진정한 의미의 진리와 가치를 지니는 것으로 이해하여야 할 것 같다.
물론 그들의 도전적 요구가 모두 옳은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사랑에 바탕한 아량을 가지고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 것은 과감히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삶의 양식과 아울러 사고구조와 행동양식을 실존적 측면에서 올바르게 파악하는 동시에 그들은 全人間的 측면에서 한인격으로 이해함으로써 그리스도의 복음을 효과적으로 관련 지어줘야 할 뿐만 아니라 예수의 제자답게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우리 교회가 19세기에 서구에 있어서 노동계급을 잃었듯이 오늘날에 있어서도 그들 학생을 잃을 가능성이 없다고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학생들은 하나의 인간으로서 미래적 존재이기에 미완성적이긴 하나 그들만큼 메시아적 사명에 불타는 예언자적 입장에 놓여있는 그리스도의 백성도 드물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교회의 학생공동체가 신앙의 은혜에 충만되어 한국 사회와 더불어 그들 학생의 미래를 비추는 불빛이 되기 위해선 학생사목을 담당한 지도신부는 사제나 목자의 그것뿐 아니라 그리스도의 예언자적 증인의 역할도 충분히 하도록 힘써야 한다.
실로 젊은 학생들은 요구가 지나칠 경우도 있기쉽고 또 어느 면에선 과격하기 쉽지만 그러나 그들이 그리스도교적으로 에언자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을 깊이 고려하고 사랑의 사귐 안에서 대화로 이를 적극적으로 지도하여 全人的으로 교육만 한다면 누구 못지않게 교회와 사회의 쇄신에 기여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한다. 이제 대학은 물론 초ㆍ중ㆍ고등 학교가 일제히 여름방학에 들어갔다. 방학이라는 시점이야말로 교회가 학생사목의 쇄신을 위한 결단을 내려야할 시점이 아닌가 한다.
모든 사목자는 이번 여름방학을 계기로 그리스도적 사랑과 용기로써 자기자신을 학생과 아울러 그들의 관심사에 일치시키는 한편 그들의 삶의 현장에서 그들과 함께 뵐 수 있는 사목적 자세의 일대전환을 꼭 시도하여야 한다. 그렇게 하면서도 냉철하게 학생들이 직면하고 있는 여러문제의 핵심을 복음의 원점에 서서 찾아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사목활동은 결코 용이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스스로를 세계의 참 청춘인 것을 자부하는 교회공동체라면 제2차 바티깐 공의회가 젊은 이에게『교회는 청소년들의 힘과 아름다움이 이룩하는 모든 것을 소유하고 시작한 일을 기뻐하는 능력과 그것을 나누어 줄 아량과 항상 새로와지고 새것을 찾으려는 용기를 가지고 있다라』고 선언한대로 그 참모습을 드려내야 하겠기에 사목자들은 그들 학생을 위한 봉사자로서 지도교수들의 협조를 얻어 마땅히 그렇게 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모든 교구공동체도 인적 재정적 곤란을 극복하면서 학생사목을 쇄신하는 가운데 그 학생들이 학생사도직을 훌률히 수행할 수 있도록 사목활동을 전개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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