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전에 일면식도 없는 중년부인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다. 원하지 여덟장에 적혀있는 사연은 눈물 없이는 읽을 수 없는 중풍의 투병생활이었다.
그 부인은 현재 부산 해운대 성당에 교적을 두고 있는 김경자(심포로사)氏로 4대째 이어 온 독실한 신자였다.
3년전 심한 중풍에 걸려 수족의 자유를 잃고 부축 없이는 보행이 불가능한 부인인데 그의 굳은 신심으로 시련의 고비를 넘기고자 주님께만 매달려 기도생활로 나날을 보내노라고 했다.
나역시 중풍이란 병마와 싸운 같은 병력을 지녔기고 지난 3월호 울뜨레야지에「은총생활의 회고 병상에서 제기한 나의 경우」란 제목의 글을 발표한 바있는데 같은 꾸르실리스따로서 이글을 읽고 나의 주소를 백방으로 탐문해서 생면부지의 처지이나 염치를 불구하고 편지를 띄운다고 적혀 있었다.
지체가 부자유스러운 그분의 고생하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것만 같아서 지체없이 답장을 정성껏 보냈다.
또 편지가 왔다. 가족상황도 사진도 보냈왔다. 이러한 편지가 여러차례 오갔다. 별 뾰족한 처방이 없고 오로지 주님께 매달려서 지난날의 모든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면서 참된종으로서 할바를 다할 뜻을 분명히 고백하며 치유를 간구하는 그 길뿐임을 알려드렸다. 그 부인 역시 그렇게 하고 있노라고 또 알려왔다. 그리고 내가 겪은 아픈 경험을 열거하였으며 분심없는 참된 간구를 종용했다. 또한 작년에 우리 본당의 모데스다라는 자매도 그 부인과 똑같은 병세로 발병했는데 정성을 다해 모데스다 자매를 지향, 1백 46일의 장기기도를 성체조배와 함께 바친바 있었는데 모데스다 자매 역시 현저하게 소생되었다는 실화를 엮어보낸바도 있었다.
기도라 함은 한낱 입으로만 앵무새와 같이 뇌까리는 것이 결코 아니며 털끝만큼도 분심없이 주님과의 참된 사랑으로 주고받는 대화라는 점을 명심하라고 덧붙여 보냈다.
고등교육까지 받았다는 그분 이건만 마비된 손가락으로는 글씨가 제대로 될리만 무함인지 마치 국민학교 1년생과도 같은 알아보기 힘든 글씨였으나 그편지를 그리는데 얼마나 고심했으랴 생각하니 송구함을 금할수 없었다.
우리본당 신자중에서도 가장 신심이 뛰어난 몇명을 모시고 그 부인의 눈물겨운 현실을 편지에 실린대로 공개 갈파하고 수령에 빠져서 허우적대는 한 가엾은 자매를 건져내자고 읍소했다. 이리하여 남녀신자 여러분의 한결같은 동참의 호의를 얻어냈다.
교구를 초월한 우리들의 정성어린 장기기도가 어느 한사람도 탈락없이 꼬박 1백일을 돌파할 수 있도록 주님께 갈구했다.
주님께서는 사도팔에게 명령하시어 병자들에게 손을 얹으시고 그들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기름으로 축성하셨다.
당신을 믿는 이들을 치료해 주신 주님!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감사하고 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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