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4일 조선교구 설정 150주년을 기념하는 지구신앙대회를 개최하였던 서울대교구는 여러 기념행사와 아울러 10월 18일에 대규모 신앙대회를 여의도 광장에서 열기 위해 매우 분주히 그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이미 본보는 이 란(欄)에서 서울대교구가 조선교구 설정 150주년을 기념하는데 있어서 서울대교구와 그 교구민만의 행사로 그칠 것이 아니라 한참하는 방향으로 행사가 진행되도록 촉구한 바가 있었다.
또한 더욱 진심으로 하느님앞에 무릎끓고 메타노이야하여 교구민 모두가 자기성찰하 는 동시에 신앙을 쇄신하고 나아가 교회를 사회 및 미지래향적으로 새롭게하기를 바라기도 했었다.
그런데 서울대교구는 7월 30일자로 주교들에게 조선교구 설정 기념행사에 모든 교구가 동참하기 바라며, 10월 18일 신앙대회에 주교 성직자 수도자 일반신도들이 참가토록 초대하고 있다.
한편 그를 위하여 기념사업의 제반조직을 재정비하여 타교구와 국외 신자들의 초청에 관련된 실부를 담당할 섭외국을 새로이 두는 등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더우기 지방교구 신도들을 위한 민박문제까지도 논의 중에 있다고 한다.
서울대교구가 전국적 차원에서 한국의 그리스도 백성들이 그 신앙대회에 참석토록 배려하여 함께 한자리에 모이겠끔 조선교구 설정 기념행사를 확대한 것은 참으로 다행하고 좋은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이 군중대회의 군중동원식이 된다든가 외부적인 힘의 과시가 된다든가 하는 다위의 가능성마저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어디까지나 그 신앙대회는 한국 가톨릭이 그리스도의 백성으로서 갖는 신앙의 제전, 선교의 집회, 전례적 축제여야 하겠기에 신앙의 쇄신을 달성한는 계기가 되어야 하겠다. 『큰 집회 가운데 내가 주를 경의하는 무리앞에서 나의 서원 지키리라』(시편22ㅡ25)라고 구약의 시인이 읊었듯이 대규모의 신앙대회 안에서 오늘 날의 우리들도 그러해야 할 것이 아닌가 말이다.
바라건대 전국적 차원에서 준비되고 있는 10월 18일의 신앙대회는 교구설정이라는 과거의 사건을 기념함은 물론이려니와 희망의 미래을 제시하고 현재 생활에의 요구를 나타내어 구세사적인 새로운 의미부여가 되어야 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대회의 목표설정이 가장 긴요한 것이다. 말할 것도 없이 이와의 관련 아래 그 목표가 뚜렷이 제시돼야만 하겠다.
그것은 조선교구 설정이 이땅의 신도들이 스스로 세운 자생적 교회로부터 가톨릭(보편교회)의 부분교회에로의 제도적 확정일진대 한국 민족과의 연관하에 구세사적인 목표이어야 할 것이다. 바꿔말하면 민족사와 교회사와의 맥락속에서 「때의 표지」를 올바르게 읽고 사목적 선교적으로 배려한 민족의 과제를 명로하게 드러내서 제시하는 것이다.
이야말로 한국 가톨릭 교회가 파견된 자인 지방교회로서 이민족의 아픔과 고통에 동참 하여 3천리강토에 육화(肉化) 하려는 굳은 의지를 내보이는 길이기도 한 것이다.
특히 조선교구 설정 이래 선교사에 의하여 주도된 한국 가톨리교회가 겟토화하여 초자연적 영역에만 몰두함으로써 한국 민족의 수난사에 적극 참여하지 못하였던 쓰라린 과거를 지니고 있기에 더욱 그러한 것이다.
어쨌든 여의도 광장에 모이는 서울 대교구의 신앙대회가 『그 신도들이 모두 한곳에 모여 있는데 세차게 불어대는 바람 같은 소리가 별안간에 하늘에서 들려오더니 그들이 앉아있던 온 집안을 가득 채웠다.
그러자 불길같은 혀들이 그 자리에 나타나 퍼지며 각 사람위에 내렸다』는 (사도행전 2ㆍ1~3) 사도행전의 역사적 사건과 똑같은, 현대에 있어서의 새로운 성령강림이기를 바라는 마음 참으로 간절하다.
서울대교구를 비롯하여 모든 교구도 조선교구 설정 150주년을 맞이한 오늘의 구세사적 싯점에 굳건히 서서 그리스도를 신앙고백하는 그의 백성답게 여의도 광장에서 십자가에 달리신 하느님을 중심으로 모여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되어 일치의 성사인 교회의 아름다운 모습을 이 민족에게 드러내 보여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복음의 원점에 거듭 신앙을 쇄신할 수 있을 것이고 더우기 민족사 안에서 역사하시는 하느님과의 만남을 체험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진정 조선교구 설정 150주년이라는 은헤의 때를 의미있게 기념하는 신앙대회가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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