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에는 어디서나 쉽게 군인을 볼 수 있다. 이곳 본당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나 또한 군인가족이며 우리군인 가족끼리는 「젬마회」라는 모임을 결성, 본당 신부님과 군인들의 뒷바라지를 하고있다. 언제부터인지 큰 행사때면 사병들이 성당으로 몰려오곤해 우리「젬마회」는 그때마다 보리차도 끓여내고 약간의 다과나 떡 등을 준비 하여 함께 나누곤 했다.
그러나 나는 그들이 되돌아가고 설것이를 마치고 나면 언제나 허탈감을 느꼈다. 어쩌나 한번씩 베푸는 다과로 그들의 허기진 마음을 충족시킬 수는 없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음식부스러기 몇조각이 아니라 마음을 터놓는 대화, 그리고 하느님을 알고자 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우리「젬마회」회원들은 궁리끝에 각기 저마다 가진 특기를 살려 오락 교리 등을 맡았고 나는 교리를 맡았다.
지금은 군종 신부님의 격려를 받으며 교리를 지도하지만 처음엔 참으로 막연했다.
교리의 수준도 그랬고, 교재준비하랴, 교안작성하랴, 혼자서 이리뛰고 저리뛰고 하다보면 나중엔 녹초가 되기 일쑤였다. 지금은 교리핵 성가집 묵주를 후원해 주셔서 훨씬 수월하다. 군인가족으로 이곳저곳 이동하다보면 본당을 떠난 외로움은 물론 타신자를 받아들이지 않는 불친절에 모두가 타인처럼 느껴지곤 했다.
그래서 나처럼 외로움을 타는 사람들에게 누나처럼 상담을 통해 도와주기도 한다.
또한 이곳 행복한 가정운동 지도자로서 성교육도 지도하고 성사표도 출신본당으로 우송해주는 등 그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주고자 노력했다.
처음엔 군인가족 스스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교회에서 많이 후원해 주셔서 애로는 없다.
그리고 릴리회에도 가입, 나환자들을 도우면서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데 지금은 군인이 자주 바뀌어 그 열기가 약간은 식은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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