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사도’가 마침내 시복됐다. 전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시복식이 5월 1일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전 세계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성대히 거행됐다.
이번 시복은 요한 바오로 2세가 선종한지 6년 만으로 교회 역사상 가장 빠른 시간에 이뤄져 의미를 더했다. 이날 시복식은 전 세계인의 축제였다. 교황의 고국인 폴란드를 비롯해 한국, 필리핀, 멕시코 등 여러 나라 신자들이 함께 기뻐하며 역사적인 현장을 지켜보았다. 이와 함께 바티칸은 올해 5월부터 1년 동안을 ‘축제의 해’로 정하고 요한 바오로 2세의 시복을 경축할 계획이라고 한다.
요한 바오로 2세에게는 ‘행동하는 교황’ ‘평화의 사도’ 등의 애칭이 늘 함께했다. 이미 1978년 교황 즉위 당시부터 “세계화 시대의 교황으로서 각지를 최대한 직접 방문할 것”이라고 약속했으며 이를 지켰다. 특히 분쟁 지역과 오지를 마다하지 않으며 순방하면서 ‘평화의 사도’로서의 소명을 실천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지구촌 구석구석을 누비며 복음 선포자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수행했다. 특히 한국교회에 대한 사랑은 각별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1984년 5월 한국을 방문해 103위 한국 순교성인들을 시성했고, 1989년에는 서울에서 열린 제44차 세계성체대회에 참석해 아시아와 세계교회 안에서 한국교회의 열정과 활동을 격려하기도 했다.
교황청 시성성 장관 아마토 추기경은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평화의 사도로 불리며 전 인류의 화합을 위해 노력했던 전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시복은 세상에 유익과 친교를 가져다주었으며 인류를 선으로 이끄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그 자체가 기쁜 소식이자 복음”이라고 밝혔다. 요한 바오로 2세의 시복은 다시 한 번 전 세계인들에게 가톨릭을 알리는 장이 됐다. 추기경 지적대로 신자는 아니지만 요한 바오로 2세의 시복식을 지켜본 이들에게 가톨릭에 대한 이미지를 드높이는 시간이 됐음에 분명하다. 그래서 시복 자체가 바로 복음이다. 신자들도 요한 바오로 2세를 회고하며 신앙과 삶에 대해 성찰하는 기회를 가졌을 것이다.
한국교회로서도 앞으로 중요한 일이 남았다. 하느님의 종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와 증거자 최양업 신부 시복시성이 그것이다. 이미 시복시성 청원서와 자료를 제출하고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교회 모든 신자들은 한 마음으로 기도하며 자랑스러운 우리 선조들이 시복되는 그 날을 고대하자. 이러한 열정과 노력을 통해 한국교회에 주님의 풍성한 은총이 가득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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