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담에 서린 이끼의 생명스러움.
얼마나 간절하고 소망스러운 生의 빛인가!
우주공간에 점지된 신의 걸작인 인간의 존재는 카리스마틱한 것, 무한하신 분이 유한한 시한부 생명을 하레하신 것은 쓴맛 뒤에 단맛을 더욱 감질케 할 영원하고 완전한 행복에로의 초대이리라. 원인이있으면 결과가 있듯이 준비에서 완성(성숙)에로 점철되어 가는 시공에서의 맺음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한순간에 이루어지는 미소한 것에서 연륜을 거듭할수록 만물은 성장에서 역사를 창조해간다. 결과를 보고 능히 준비의 척도와 농도를 짐작할 수 있듯이. 모든것은 정성을 쏟고 마음을 심은것 만큼 결과가 주어진다. 우리의 삶도 훗날 정의의 심판관께서 판가름 하실 것이다.
개미와 베짱이의 동화를 우리는 좀더 깊이 받아들여야 하리라.
우리의 생이 죽음 앞에서 유비무환이 되게 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언젠가 사순절에 친근한 젊은 할아버지님께『이번 사순절을 어떤 자세로 맞으십니까』라고 여쭤보니『나의 생의 마지막 사순절로 맞는다』고 하셨다.
나는 그분의 그 말씀을 늘 새롭게 내삶의 지표로 여긴다. 진정 그 할아버지는 죽음을 준비하고 계신 것이다.
내가 미련스럽게 늘 질고(疾苦)에서 살면서 더욱 마음에 부각되어 오는 것이 이 죽음의 유비무환이다.
나의 연장되는 생명을 하느님이 주신 유예기간이라 여기며…
그래서 늘 건강치 못한 가운데서 병자성사를 세번씩이나 받고 유서까지 거듭썻다.
성서의「열처녀의 비유」(마태오 25ㆍ5~13)가 떠오른다. 나는 혹 미련한 처녀가 되지 않을까? 그 귀절을 음미하면 할수록 혹내가, 혹은 어떤이가 미련스러운 처녀라면 용기를 내자, 가다듬자, 그리고 오늘만이 늘 새롭게-맘껏 성신앞에 살기위해 뛰자. 이해가 가기전에 오늘이 가기전에-지금이 영원으로 이어져가고 있다는 것을 잊지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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