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 들어서면서 우리는 엄청난 재해를 당해 많은 인명과 재산의 손해를 겪었다 그 며칠전 만해도 매스콤은 금년은 대풍작일 것이라면서 퍽 고무적이고 낙관적인 보도들을 한터였다. 그런데 며칠 사이에 번복이 되고 말았으니 과연 인간의 능력으로는 한치 앞도 장담할 수 없을만큼 자연의 힘은 아무리 현대 과학만능의 시대라고 자부하는 인간들에 있어서 크나큰 두려움이 아닐 수 없다.
우리의 기억속에 과거 몇차례 태풍으로 인해 막심한 피해를 입은 것을 알고 있다.
이번 「애그니스」도 예의없이 엄청난 피해를 주었으며 가뜩이나 작년에 냉해 때문에 큰 손해를 본 농민들에게는 참으로 불행한 일이기에 거국적으로 그들을 도와야 할 것이다 이농현상이 점점 커가고 농촌에서는 나이 많은 사람들만이 농사에 종사한다는 말을 근자에 많이 듣고있다.
젊은 사람들을 돈벌이가 좋다는 도시로 빠져나가니 자연히 노인들만 남게된다. 일손이 부족해서 비싼품삯을 주다보니 겨우 현상유지로, 그의 학비다 저축이다하는 계획이 안선다. 그렇다해도 봄 여름 땀흘려 노력한 대가로서 유난히 빨리 오는 올추석에는 많은 수확을 기대했던 것인데 그 소망이 무너져 버린것이다.
자연 앞에 인간의 존재는 무엇일까? 이것은 원시시대부터 인간이 당면한 문제였으며, 그러기에 초인간적인 자연의 힘에 대해서 단결심, 종교, 조직력, 치산치수의 지력을 총동원 했던 것이다. 그래서「자연신」을 숭배하기도 했고 자연의 큰 힘앞에 두려움과 경외심으로 절대자의 능력을 솔직히 시인하면서 소박하게 순종했던 것이다.
오히려 현대인보다는 원시인들이 더 단순하게 초인간적인 힘을 믿었던 것이다.
그러나 기술의 진보를 이룩해 온 인간들은 점차로 인간의 재능만을 믿으면서 소위「인간만능」의 재능만을 믿으면서 소위「인간만능」의 풍조에 사로 잡혔다.
아놀드ㆍ토인비도「여사가의 종교관」에서 이러한 인간중심성은 지적 과오와 도덕적 과오를 범했다고 하면서 결국 교만에 빠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즉 자연숭배는 결과적으로 인간숭배를 낳게 했다는 것이다.
혼자는 요사이 일본과의 관계에서 자극만의 실리를 앞세우는 일본의 태도에 분격하고 이번「애그니스」태풍도 우리나라는 피해를 주지않고 차라리 일본으로 빠져갔으면 하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어떻게 보면 나는 무사하고 남은 죽어도 좋다는 이기적인 생각인지도 모른다. 동아시아에 있어서의 중요한 안보를 우리나라가 적극 지켜 오는 현실에서 일본도 같은 입장에서 상호협력을 해야할 것이나 그들은 자국의 번영만을 내세우는데는 확실히 어떤 증오감 같은 것을 느끼게도 한다.
몇년전 연구차 일본에 있을 때 많은 공하지를 보고 일본인에게 그 이유를 물었더니『우리는 쌀의 생산이 과임되어 더 이상 증산할 필요가 없고, 그만큼 땅값을 보상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이 말에『당신들은 자국의 경제적 이유만을 내세워 식량을 증산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이 지구상에는 수다한 사람들이 굶어죽어가고 있음을 알 때, 결국 당신들도 언젠가는 벌을 받을 것이요』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웃을 자기 몸처럼 사랑하라는 분부. 때로 하나의 세계, 하나의 인간으로 여길 때 분명히 이 지상에 평화가 구현될 것이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진심으로 동정하고 도와주는 일은 바로 내가 같은 여경에 처할지도 모를 때 똑같이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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