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해마다 독서주간을 설정해서 여러가지 행사를 곁들여 책읽기를 권했다. 『벗삼아 읽은 책 평생의 스승된다』는 표어는 참으로 고무적인 말이라고 하겠다.
평생교육의 한 방편으로서 지극히 당연하고 값진 방법인 것이다.
수다한 책들 가운데는 참으로 유익하고 좋은것도 많지만 반대로 해독을 끼치는 책이 우리 주위에 범람하고 있는것도 사실이다.
우후죽순처럼 나타나는 이러한「악서」를 특히 청소년들이 읽었을 때 과연 그 결과는 어떠할 것인가? 철학적이며 심오한 이치를 등찰하기를 싫어하는 오늘의 우리 젊은 세대들은 그야말로 흥미본위와 속결주의에만 급급해서 소위「속독법」의 강습에 많은 관심들을 갖기도 한다. 다독을 위해 속독법은 필요한것이긴 하나 그래도 정독은 통해 그 내용과 진의를 깊이 이해하고 되새길 줄 아는 태도가 바람직하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듯이、악서도 양서를 구축하는 것이 오늘의 실정이다. 더우기 요사이 젊은이 뿐만아니라 노인들까지도 조용하게 사색하기 보다는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시청각을 더 애용하게 되었다. TV를 통해서 혹은 영화나 저속한 잡지 따위로 성품이 난폭해지고 매일 같이 청소년의 비행과 살인을 비록한 각종의 범죄사건이 빈번하며 인간 존엄성을 무시하는 풍조가 갈수록 현저하게 보인다.
오늘처럼 정서 교육이 메마르고 특히 종교 교육이 소외되는 가운데 확실히 현재의 교육은「지」ㆍ「정」ㆍ「의」의 조화적 발전을 저해시켜 지식만을 강조하다 보니 「정」ㆍ「의」그 중에도 정서편의 교육이 결여되었고 그 결과 난폭한 인간을 만들어 내고 말았다.
출생하는 순각부터 모유 대신에 우유를 마시면서、아파트 단지라는 콘크리트 벽속에 사는 생활공간、오락이라고는 고작 TㆍV뿐인 그야말로 삭막한 환경에서 자라나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다 「기술혁신시대」「컴퓨터시대」「정보화 사회」가 가져다 준 인간성의 소외와 경제적 물질만능적인 사고방식은 분명히 정신면의 경시를 낳게했다. 페스탈로찌는 머리(지적), 가슴(도덕 및 종교), 손(행동)의 셋중 특히 가슴에 우위를 두는데서 조화있게 발전시키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했다. 이렇게 보면 오늘날 가장 결여되어 있는 것이 「가슴」즉 정서요、그중에도 종교적 정서라고 하겠다.
참된것에 대한 외경의 생각、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인식、자연의 신비에 대한 정감、절대자에 대한 외경의 생각、유한성의 인간의 한계적 자각등 이 모든 것은 지능이라든가 혹은 기능의 습득만으로는 결코 이룩될 수 없는 것들이다.
『또 낡은 가죽부대에 새 포도주를 넣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렇게 하면 부대가 터져서 포도주는 쏟아지고 부대는 버리게 됩니다.
새포도주는 새부대에 넣어야 둘다 보존됩니다』(마태오 9ㆍ17)라는 말씀처럼、아무리 변천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일지라도 새롭게 살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 환갑을 맞은 사람은 인간의 원점으로 돌아가「인간이란 무엇인가」「무엇을 할것인가」「인간의 진정한 삶의 보람은 무엇인가」를 되묻는데서 비로소 새로운 창조의 세계가 전개된다고 하겠다.
운명적인 「우연」은 「필연화」시키는 마음가짐으로 인생을 창조해야 할 것이다.
창조적 인생으로서의 값진 교훈이 있다면 진정<준주성범)이라고 하겠다. 1세기 이래 성서 다음으로 많이 읽혀왔고 또한 이 혼락한 현대 생활속에서 우리에게 덕행을 가르치고 마음에 평화를 주는 귀한 책을 이 가을에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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