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2백주년기념회의는 전국사목회의라는 명칭으로 서서히 진행되고 있다. 그 사목회의는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준비되고 있다. 그 준비는 1단계를 거쳐 이미 2단계로 돌입한 것 같다.
기실 81년 1월 10일 주교 1명 사제 4명 평신도 1명으로 구성된 2백주년 기념회의 준비간담회를 가졌었는데 이 회의의 결과로 2월 19일 주교 1명 사제 7명 수녀 1명 평신도 1명으로2백주년 기념회의 준비위원회를 정식조직구성하여 준비회의를 개최하기 시작하였다. 이 준비위원회는 4차의 회의를 거듭하여 마침내 9월 17일 의제시안을 확정하여 2백주년 주교위원회에 넘겼던 것이다. 그리하여 2백주년 기념회의 준비위원회는 11월 10일의 모임을 끝으로 전국사목회의의 제일단계 준비작업을 실질적으로 마치고 그 막을 내렸다.
그후 81년 12월 1~3일에 개최된 주교회의 분과위원회에서 각 의제에 해당되는 의안작성 담당자 12명이 위촉되어 그들이 지난 1월 7~8일 모여「2백주년 사목회의 의안준비위원회」를 설정하고 평신도수도자 선교사 약간명을 추가 확대 구성키로 했다고 한다.
이것은 확실히 2백주년 전국사목회의가 그 준비에 있어서 이미 제2단계에 들어섰음을 말하는 것이리라.
이 의안준비위원회는 1월 25일까지 의제별로 의제에 대한 복안을 2백주년 주교위원회 사무국에 보내도록 합의 결정했다고 한다. 또한 의제별 전문위원을 주교위원회가 임명토록하여 그들과 더불어 함께 의안을 작성하리라고 한다.
사실상 전국사목회의의 제2단계 준비작업을 주행하여야할 이 의안준비위원회가 지니고 있는 사명과 책임은 2백주년 사목회의의 중대성에 비추어 참으로 막중한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기에 각 위원들이 책임을 통감하여 의안을 토의 작성함에 있어 의제를 폭 넓게 사목적으로 다루는 한편 기도 묵상 가운데서 자유와 자기책임을 갖고 심의에 임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한 것이다.
의안준비위원과 전문위원들에 대한 바람과 기대가 지대하기에 몇가지 제언을 하지않을수 없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첫째, 의안적성을 위해선2백주년 기념회의 준비위원회가 임 선정 확정한 그 의제를 새로이 재검토하는데 교리적인 면보다 오히려 사목적 실천적인 면에 깊이 유의하여 신학적으로 다루어야 할 것이 아닌가 한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실용주의적 위험은 철저히 극복되어야만할 것이고 또 실천적인 활동이 많아져 아주 교리를 등한시하는 따위의 태도는 당연히 배격되어야 할 것이다.
사실 그리스도의 복음에 바탕을 둔 실천적인 쇄신에 의한 신학적 검토야 말로 긴요하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둘째, 의제를 토의하여 의안을 작성함에 있어「교회의 구속 있는 교의 및 윤리」에 의거하여 형식법리론적으로만 다루지 말아야한다.
의안준비위원이나 전문위원들은 제안된 의제를 교회법적으로 고려하기 보다는 오히려 신학적 사목적으로 배려하여야 할 것으로 믿는다.
셋째, 한국교회의 자기진단을 정확히 하고 의안을 옳게 작성하기 위해선 종교사회학의 확고한 기초위에 종합조사연구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 의제담당자 일차 모임에서도 사회조사를 위한 전문기구설치에 대해서 언급된 바가 있었거니와 사실 교회와 사회의 구체적 현상분석이 불충분하다든가 혹은 전혀 안돼있을 경우에는 의안작성은 물론이려니와 사목회의 그자체도 문제의 제기나 심의에 있어서나 미래상의 정립에 있어 충분치 못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넷째, 한국천주교가 이른바 부분교회 혹은 지방교회로서 한국땅에 존재하는 그리스도의 교회답게 민족과 사회앞에 서서 교회의 생명에 한국적인 새로운 구조를 구비할 수 있겠끔 그 모습을 그리스도 안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한국교회는 이 땅에 그리스도로부터 파견된 자로서 순례의 길을 계속하여 걸어가야만 하는 메시아적 백성의 자세와 아울러 자기모습을 새롭게 갖추어야 할 것이 아닌가 말이다.
다섯째, 진정 교회가 하느님의 백성일진대 의제의 심의나 의안 작성에 있어 종래의 성직자증십주의의 입장을 고수해서는 안된 것이며 또 그 입장에서 시급히 벗어나 평신도이 참여확대와 아울러 전신자의 의사를 반영토록하여야 할 것이다.
여섯째, 의안의 토의 작성에 있어 각의제에 대한 각기 전문가의 기조논문이 가초돼야 할 것이며 그것을 기본으로 하여 십의가 옳게 진행되어야만 훌륭한 의안이 나을 수 있다는데 유의하여야 할 것이다.
끝으로 모든 위원들의 기본정신이 판단하는데 있어서의 성실과 그리스도의 복음의 빛에 비추어서 오늘의 교회가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를 말하는 용기 그리고 사목회의의 목표실현을 위하여 그리스도 안에서 일하겠다는 굳은 각오로 무장돼서 꾸준히 의안작성에 노력하기를 바라고 있을 뿐 아니라 전체 하느님의 백성이 크게 기대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기를 강조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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