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교구 계산동본당에서 예비자교리 안내를 일간지의 지면을 통한 특별광고를 내어 크게 성과를 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계산동본당은 지난 1월 30일과 2월 1일자 대구 매일신문에 예비자교리안내 특별광고를 게재하였는데, 익일인 2월 2일 개강한 교리반에 몰려든 구도자들은 무려 3백50여 명으로 평소 교리반 규모의 3배에 해당한다고 한다.
이는 대구대교구가 지난 79년 MBC-TVDP 예비자모집 광고를 한 후 신문을 통한 특별광고로는 처음으로 시도된 것이며, 개신교가 조선일보에선교시리즈「예수」를 광고로 내는 외에는 그 유례가 없으니, 우리나라에서 매스콤선교의 첫 시도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그 첫 시도가 예상외의 큰 성과로 나타남을 보면서 우리는 복음선포에 있어서 그 사회의 시대적 요구에 부용하는 방법의 활용이 시급함을 깊이 시사해주고 있음을 느낀다.
금세기 최대의 목소리인 제2차「바티깐」공의회는 일찍 이 교회가 홍보수단도『하느님의 선물』로 간주함을 확인하고 홍보와 홍보수단이 현대사회에서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중요하며 귀중하게 기여하고 있는지를 명백히 깨우쳐 주었다.
현대세계의 사목헌장, 일치교령, 종교자유 선언, 선교교령 등 많은 문헌에서 이점을 지적하였고 특히 홍보수단에 관한 교령에서는 이를 따로 전문적으로 다루었다. 그리고 교황청에는 매스콤 위원회를 두고 홍보수단에 관한 훈령과 함께 해마다 세계 홍보의 날에는 주제별로 매스콤 선교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까지 매스콤 선교에 관하여 어떤 인식과 감각을 갖고 실천적 제안과 시도를 기했으며, 어떤 숙고할 자료 등을 갖고 우리현실에 맞게 홍보수단에 관한 교령에 명시된 관심을 반영하려 했던가!
홍보수단의 적절한 이용은 하느님 백성 전체의 사명이요, 홍보기능의 복음화는 현대교회의 당면한 사목의 중대한 대상이 아닐 수 없다.
그리스도께서는 이 세상에 계시면서 당신 자신을 하느님과 인간 사이에 완전한 중개자로 보여주셨다. 당신의 육화로써 당신의 말씀을 전해들을 인간의 본성을 취하셨고 그 전 생애를 통해 말씀과 생활로써 당신의 뜻을 전달해 주셨다. 그분은 당신의 백성 한가운데서 아무런 두려움이나 타협도 없이 하느님의 메시지를 전달하셨다 그러나 당신 백성의 처지에서 말씀하시려고 그들의 표현방법과 사고방식에 적응하셨다.
소통이란 단순한 사상이나 감정의 전달 이상의 것이다. 그것의 깊은 본질은 사랑의 일치에 있다. 그리스도는 이세상에서 가능한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가장 완전하고 가장 친밀한 소통의 형태를 실증해 주셨다. 그것이 육화의 한 신비이기도 하다.
아라메아어 방언을 쓰시면서 팔레스타인 지방을 걸으시던 그분의 모습을 복음 선포의 방법으로 화석화시켜서는 안 된다. 그분께서 우리에게 일러주신 대로 언제나 어디서나 (마태오28ㆍ19) 밝은 데서 또 지붕 위에서도 복음을 전하기 (루가12ㆍ3) 위하여 끊임없이 새로운 인간관계를 촉진하며, 서로 더욱 쉽게 자신을 알리고 남을 이해할 수 있는 이른바「새언어」를 형성하고 서로 협력하며 사랑과 일치를 이루도록 모든 방법의 동원과 함께 홍보수단이 활용되어야 한다.
현대의 홍보수단이 상업성을 띠면서 그 기능의 면에서 대중의 기호에 지나치게 아첨하고, 감각적 욕망을 충동하며 왜곡과 편견을 부채질하는 경향의 위험성을 지님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또한 홍보수단이 사랑을 견고케 하고, 마침내 일치를 이루는 소통을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기능을 내포하고 있음을 더 잘 알고 있다.
그러므로 홍보수단이 결국은 진정 진리를 찾아 얻고 인간성숙을 증진시킬 수 있게 되도록 모든 선의의 사람들은 협력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인간들 사이의 일치와 협력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자유로운 선택은 심리적 사회적 기술적 요인의 영향을 받는 것이므로 홍보수단의 중요성과 최종적 의의는 결국 홍보수단을 사용하는 인간의 자유에 달려있다.즉 홍보수단의 사용방법을 결정하는 것은 인간자신이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는 다시 한번 창조와 강생구속의 역사 안에는 홍보수단의 정당한 위치를 깨닫고 그 본질과 고유성에 대해 올바른 이해와 건전한 지식을 갖추어야 하겠음을 촉구한다.
계산동 본당의 매스콤 선교를 계기로 그간 부분적이며 단편적인 홍보수단 이용방법을 정지하고 전문적 연구과 종합적 대책을 세워 의도적인 매스콤 선교에 과감히 뛰어드는 자극제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하느님께서 만물을 완전히 지배하시게 될(꼬전15ㆍ28) 그날에 우리에게 매스콤도 주님의 섭리 안에서 신비롭게 구원에 기여한 빛나는 모습으로 보일 축복을 지금 기원해야 하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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