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리에 있는 사람은 모두 다 필요 합니다. 누구도 필요하고 또 누구도(거기 있는 이들의 이름을 차례로 부르면서) 다 필요합니다…』
어느 날 본당 간부 모임에서 의견충돌이 생겨 왈가 왈부하다가 끝내 서로 흥분하여 격론이 벌어 졌을 때 본당 신부님께서 이것을 보고 놀라서 만류 하시며 하신 말씀 이시다.
그리하여 한 동안 침묵이 계속 되었고, 그 동기는 물론 본당을 위한 일이었지만 자기 의견을 고집하고 격론을 벌이게 된 것이 크나큼 잔성의 기회가 되었다. 이 때 내가 느낀 것은『모두가 다 필요한 사람』이란 신부님의 말씀이었다.
그 때까지도 나는 교회에서 봉사와 활동을 습관적으로 하곤 하였으나 신부님 말씀을 듣고 보니 내가 진정 필요한 사람이 되어야 하겠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우리는 우리의 환경과 처지와 능력에 따라 자기 나름대로 최대한의 정성을 바쳐야 되지 않겠는가? 흔히 우리는 자기를 과대 평가하거나 과소 평가 하고 있다.
어떤 이는 아전인수 격으로 자기 입장을 유리한 쪽으로 합리화 시키려고 하는가 하면 어떤이는 자기스스로 소극적이며 피동적인 자세로 신앙 생활을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아무튼 신앙인으로서 꼭 필요한 사람임에는 틀림없다. 신앙 생활에는 세속적인 권력의 유두나 재산의 과다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포도밭 일꾼의 품삯에 대한 비유(마태오20ㆍ1~16)에서 포도밭 주인은 아침부터 일한 일꾼과 낮부터 일한 사람과 오후 늦께부터 일을 시작한 일꾼의 품값을 똑같이 한 데나리온 씩 주었다. 그래서 아침부터 일한 일꾼은 불평을 하고 투덜 대었지만 주인은 들어 주지 않았다. 그 까닭은 아침부터 일한 일꾼은 품갓을 미리 정하고 돈을 벌 목적으로 일한 사람이며 낮부터 그리고 오후 늦게 온 사람은 일한 만큼 품값을 주겠다는 주인의 말을 듣고 주인을 위하여 기꺼이 일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정의와 평화, 진리와 자유의 하느님, 천지를 창조하시고 만유 위에 군림하시는 하느님, 우리가 비록 인간 세상에서 세속적인 생활에 골몰 하고 있을 망정, 항상 하느님을 지향하고 하느님의 뜻에 합당한 생활을 하려고 노력하는 마음을 간직하여야 할 것이다. 포도밭 일꾼에게 그 주인이 품삯을 준 그 방법으로 하느님은 우리에게 품삯을 주실 것이다. 진정으로 하느님을 믿고, 위하고, 그 뜻을 따라 생활하는 사람을 소중히 하실 것이다. 우리는 하느님께 충성을 다하고 하나님 께서 보다 더 필요로 하는 신앙인이 되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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