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명의 새 복음의 사제가 탄생했다. 하느님으로부터의 召命에 의하여 이들 젊은이들은 새 사제로서 하느님의 사람이 되었다.
참으로 기쁜 일이 아닐 수 없기에 새 사제들에게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
그런데 오늘날 사제는 현대 사회의 도발과 도전을 받고 있다. 실제로 사제의 존재가 현대 사회에 대한 위대한 도전을 의미하는 것이다. 기술화ㆍ산업화된 현대 문명 사회에서 하느님의 사람으로서의 사제가 됐다는 이 사실이야 말로 현대에 있어 훌륭한 도전자가 된 증거일 것이다. 이 도전자의 역할을 용기를 갖고 인수한 자가 바로 새 사제인 것이다.
또한 앞으로 사제는 교회 안 팎에서도 점차적으로 사람들의 도전을 면하기 어렵다. 실제로 사제의 존재가 사람들의 사나운 행위를 보고도 할 일을 잃지 않고 참으려 미워하지 않는 거룩한 봉사를 의미하는 것이다. 현대 교회 사회에서 교회의 사람, 사람들 가운데의 사람으로서의 사제가 됐다는 이 사실이야 말로 현대에 있어 위대한 봉사자가 된 증거일 것이다. 이 봉사자의 역할을 결단으로 인수한 자가 바로 새 사제인 것이다.
그러므로 새 사제들은 현대사회에 대한 도전자인 동시에 현대인에 대한 봉사자로서 절대자의 증인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사실 사제의 존재는 증거 자체이다. 이 땅위에 가난한 사람, 억눌린 사람, 묶인 사람, 소외된 사람이 있는한 사제의 존재야말로 증거인 것이다.
오늘날 우리 교회에서는 사제를 기능적 면에서 보려는 경향이 뚜렷하다. 그러나 기능적 사제의 중요성을 생각하는 만큼 동시에 존재적 사제, 존재로서의 사제를 생각하여야 하겠다. 왜냐하면 사제의 존재 자체가 인간사회의 구원일 수 있는 가난의 시대가 왔고 또 올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느님의 사람인 사제에게 중요한 것은 기술적ㆍ실천적면에 관한 활동이 아니고 오히려 인류와 각개인의 궁극적 목적 즉 하느님과의 관계에 대한 교회의 발언과 하느님의 사람으로서의 배려라는 것을 새 사제들은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사제의 존재는 그리스도의 종으로서의 존재이다. 바오로가 말하는 종은 희랍어로「도로스」이다. 직역하면 노예인 것이다. 노예에게는 주인 나리를 섬기고 그가 시키는 대로 일하는 기능 밖에 무엇이 있는가? 바오로에 있어서 그리스도의 종이라는 자기 이해는 자기 부정을 철저히 한 모습이다.
신약의 유일한 대사제인 예수는『하느님과 본질을 같이 하셨지만, 억지로 하느님과 동등한 존재가 되려 하시지 않고 오히려 당신의 것을 모두 버리시고 종의 신분을 취하셔서 우리와 꼭 같은 인간이 되셨습니다』라고 필립비인들에게 보낸 편지(2ㆍ6~7)에서 바오로는 가르치고 있는데 이 것이야 말로 사제들에게 주는 글이 아닌가 한다.
새 사제들은 하느님의 사람으로서 어떤 경우에서도 자기 위에 놓여 있는 중점을 그리스도 위에로 옮겨야 할 것이다. 또한 교회의 사람, 사람들의 가운데의 사람으로서 사제들의 직무에 필요한 이상으로 중점을 두고 있는 사고 방식을 하느님의 백성 전세에, 일반 신도에로 배려 하는 사고 방식으로 옮겨 져야 한다. 새 사제들은 결코「성직자 주의」라는 함정에 빠지지 말아야 할 것이다.
새 사제들이 진정 그리스도의 지혜와 사리에 깊이 뿌리 박을 때 비로소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하여 하느님의 백성을 향한 사제 생활을 하게 된다. 자기의 비중심화는 사제로 하여금 그리스도의 성사적 대리룰 완전히 수행케 하고 그리스도를 교회 안에 현존캐 할 것이다. 현대의 사제들이 현대라는 세대에 알맞게 공동체적으로 사목활동을 하는 것은 좋은 일 일뿐 아니라 당연히 그래야 한다. 그러나 그것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사제들이 인간미 있는 정다운 사람, 덕망 있는 사람, 인자한 사람으로서 따뜻한 사목적 만남을 갖는 일이다. 깊은 이해를 나타내는 한 말씀, 당혹 했을 때 공감을 나타내는표현, 희망을 주는 따뜻한 말씀을 주는 태도를 취하는 일이 더 긴요하다는 말이다.
사제는 모든 신도들과 하나로 맺어져 일체가 되어 그리스도에 뿌리 박고 있어야 하며 또 신도가 하느님의 백성인 이상 그들 중 단 한 사람으로부터도 떨어져서는 아니될 것이다.
새 사제들은 긴 시간을 요하는 지도를 할 시간이나 기회를 갖지 못할지 모른다. 그러나 신도와의 지극히 짧은 사목적 만남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아니 된다.
새 사제들은 사목적 만남을 위해서 지식을 충분히 체득하고 특히 게을리 하지 않고 계속 꾸준히 신학 공부를 하여 늘 진리 자체이신 하느님이 예언자를 통해『저 무지막지한 목자』(이사야 56 ~ 11)라고 목자의 무지를 책망하고 있음을 상기하여야 하겠다. 또한 지식을 충분히 체득하지 않았으면 감히 교도직에 관여할 것이 못 된다는 성그레고리오 1세의 말을 명심하여야 겠다.
특히 새 사제들은 보다 많은 기도와 목상, 보다 많은 희생과 헌신, 보다 큰 수덕, 하느님께 대한 보다 진실한 봉헌이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 것을 게을리 한다면 사제는 하느님의 사람으로서 사람들에게 아무것도 줄 수 없으며 미래를 건설하는데 실제로 참가할 수 없는 것이다.
거듭 새 사제들을 축하 한다. 영원히 새 사제로 있기 바라며 진심으로 복음의 사제에의 첫 출발에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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