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세계의 엄청난 변화는 물질만능의 거센 물결을 일으켜 비 인간화(非人間化)의 경향을 가속화시키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 같은 비인간화의 경향은 하느님과 우리 인간과의 관계를 부정 하려는데서부터 시작되고 있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주변이 어두워지면 자연히 밝은 곳으로 눈길을 돌리게 마련이다. 최근의 신앙에 관한 사회적인 관심이 교회에 집중되고 있는 현상이 바로 이것이다.
이와 같은 사회적인 배경 아래 한국교회는 창설 2백주년을 맞이하게 되었으며 부산교구 역시 교구 설정 25주년을 기념하여 우리 나라에서는 최초의 시도인 교구 공의회(敎區公議會)를 시작하게 되어 그 첫 모임이 4월 5일에 소집되고 있을 뿐 아니라 가톨릭 센타의 준공과 개관까지 박두하여 일반의 비상한 주목을 끌고 있음은 흐뭇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교구공의회가 시작되는 부산 교구에서는 제2차「바티깐」공의회의 기본 정신과 교회의 본질적인 구조를 바탕으로 삼아 교구의 현상을 분석하고 바람직한 교회의 미래상(未來像)을 정립하려는 것에 방향 목표를 설정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제2차「바티깐」공의회가「순례하는 하느님의 백성」으로 교회의 신비를 표현하고 있음에 비추어 오늘의 교회가 영적인 공동체인 또한 가시적(可視的)인 하느님 백성의 공동체임도 아울러 밝히기 위하여 부산교구가 과연 같은 하느님 백성의 모임 인가를 다시 한번 점검을 해보아야 한다는 자각이 교구「공의회」를 준비하기에 이른 원인(遠因)으로 생각된다.
부산교구는 그동안「교구공의회」의 개막을 위해서 2년 가까운 준비기간을 거쳐 왔는데 아마 준비의 역점은「공의회」의 방향을 어떻게 설정할 것 인가에 집약되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감안하건대 방향 설정의 모색은 교회의 내적인 충실을 찾으려는 방법의 모색으로 다루어져 왔음과 그리스도인의 생활이 무엇인가를 찾아내어 교회의 대내외적인 쇄신을 촉구하려는데 있었던 것으로 느껴진다.
그래서 교구에서는「공의회」를 위한 단계적인 작업의 일환으로 전체적인 방향을 결정하기에 앞서서 이미 여러차례 계층별 세미나를 연 바가 있으며 이와 같은 노력은 앞으로도 지속되어 나갈 것으로 보여진다.
계층 세미나도 교회 내에 산재하고 있는 각종 문제들을 파악하고 분석하여 교구공의회에 제시할 자료를 마련하여야 될 것 같다.
실질적으로는 가시적(可視的)인 교회관(敎會觀)과 또한 부산교구의 입장에서는 본음의 토착화에 따른 문제점들이라고 생각된다. 거기에다 덧붙여서 지역사회에 대한 교회의 사명 같은 것도 자료로 채택될 전망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교구에서는 성직자와 수도자 그리고 평신자를 망라한 공의회 준비위를 구성해 올 뿐 아니라 분야별로 전문위원들도 위촉이 되어 왔는데, 아무래도 일반적인 관심은 교구공의회가 시도하려는 쇄신운동이 외적(外的)인 것에 그치지 아니하고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으로부터의 변화를 이루어 나갈 것이라는 방침이 과연 실현에 있어서, 오늘의 사회적인 현실 상황으로 볼 때 방법론으로서 상당한 어려움에 봉착 하지 않겠는가하는 염려를 낳는데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최근 수년동안 부산교구가 추진 해 온 사목방향이「교구공의회」의 준비 과정의 하나이기도 했던 점으로 미루어 본다면 한낱 기우에 지나지 않을런지도 모른다.
그동안 부산 교구는 신자재 교육(信者再敎育)을 위한 이른바 공부하는 공동체로서의 신앙심의 고취와 의식계발(意識啓發)을 통한 선교 하는 본당 공동체의 실현을 위해 온갖 정성을 쏟아 왔음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 교회의 발전을 위한 전환점을 마련해 줄 시금석(試金石)의 역할을 맡을 교구「공의회」는 우리모두의 현재와 미래를 위한 신앙 생활을 주님의 말씀에 따라 함께 생각하고 함께 실천 할 수 있는 친교(親交)의 공동체를 이루어냄으로써 선교와 봉사의 공동체로까지 뻗어 나갈 수 있는 길을 찾아 내야 할 것이다.
물론 이와 같은 염원은 이미 제2차「바티깐」공의회에서 회담을 주고 있으나 이것을 부산 교구의 실정에 맞게 다시 한번 모색을 해보려는 것이지만 거두어 들이는 알맹이는 우리 모두의 것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교구「공의회」가 이 지방의 문제들을 해결해 내고 이 지방에서 참 된 그리스도 공동체를 이루어냈을 때 우리 한국 교회에 끼치는 영향은 결코 적지 않을 것이다.
물론 부산교구로서는 각본당 공동체와 교구 전체의 앞 날을 밝혀 줄 청사진(靑寫眞)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이 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교구적인 단합과 확고한 결의와 참여가 불가결의 요소임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교구 공의회도 처음에서 끝까지 성령의 도우심이 필요하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기도로써 교구장을 중심으로 슬기롭게 교구「공의회」가 알찬 열매를 맺을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부산교구 역시 성직자와 수도자와 평신자들이 편견을 버리고 한 덩어리로 뭉쳐서 창조적인 사랑의 눈으로 함께 참여하여 부산교구 뿐아니라 한국 교회의 뚜렷한 이정표(里程標)를 마련해 줄 것을 마음으로부터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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