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에게 베풀고자 해도 베풀 것이 없고, 돕고자해도 도울 것이 없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위의 나맹인보다 더 가지지 못한 사람이 또 있을까? 능력의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봉사는 족하다.
그리고 이러한 봉사는 인간 존재의 소중함에 대한 인식에서부터 시작 된다. 있는 자는 더 받아 풍족하게 되겠고, 없는 자는 있는 것 마저 빼앗기리라고 할 때 있고 없고의 기준은 바로 의식에 있다. 있다고 생각 하면 있는 것이요, 없다고 생각 하면 없는 것이 하느님의 달란트다. 유순범씨는 자신에게 주어진 달란트를 볼 줄 알았다. 그러기에 감사와 봉사의 삶은 가능 했고 이에 우리는 그의 삶을 일컬어 슈바이쳐나 마더 데레사의 그 것에 견주어한 점 부끄러움 없는 위대한 삶이라 감히 단언할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의 존재에 대한 긍정, 적극적 사고 방식 이 것이야 말로 인간을 참으로 인간 답게 하는 원동력이다.
나는 대학 1학년 때 학교 가톨릭 학생회에서 주최한 피정에 처음 참석해 보았다. 그 피정이 살레시오 회관에서 있었고, 윤루까 신부님의 지도로 진행 되었다는 것 의에 다른 내용은 이제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1박 2일의 피정을 모두 마치고 기숙사에 돌아왔을 때의 새로운 체험만은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전에는 별 볼일 없이 느껴지고, 귀찮고 따분하게만 여겨지던 사람들이 그때 에는 웬일인지 그렇게도 반가울수가 없었다. 그들이 그처럼 소중스레 여겨 질 수가 없었다. 자신에 대한 강한 긍정은 이웃에 대한 그것에 직결 된다.
인간의 소중함을 알 때 사람은 싹트고, 사랑해야만 봉사 할 수 있게 된다. 봉사는 나의 만족을 위한 것이어서도, 공로를 쌓기 위한 것이어서도 안되며 사랑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행하는 것이어야 한다. 인간적으로는 사랑할 수 있는 사람과, 도무지 그럴 수 없는 사람으로 나누인다. 그러나 위에서 오는 사랑에는 차별이없다. 누구도 사랑받지 못할 이는 없다.
나는 이후로 내가 어떠한 위치에서 어떠한 모습으로 살아가게 될지 잘 모른다. 그러나 어디에서 무엇을 하게된 건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대한 확인, 그리고 그의 실현을 위해서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러한 일의 수행을 위하여 많든 적든 나에게도 달란트가 주어져 있음을 믿는다. 그리고 실명 아니 그 이상의 어떤 이유로도 나에게 주어진 달란트를 땅에 묻어 두는 것을 정당화 시킬 수는 없으리라 생각한다. 오로지 그 길로 일로 매진할 수 있도록 나를 붙들어 인도해 주십사 오늘도 간절히 기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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