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의 군소 국가들이 좌경하고 있다는 사실은 모두에게 큰 충격을 안겨 주고 있다. 특히 이 모든 국가들은 가톨릭 신자가 90%이상이나 된다고 하니 우리의 신앙이 소중한 만큼 그들의 신앙도 소중할 것이므로 우리에게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또한 그들이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 것 인가를 오늘의 폴란드 국민들의 처지를 보고도 각성하지 못했다면 더욱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국민 전체가 거의 가톨릭 신자라면 교회가 사회 참여를 하기 이 전에 사회가 도리어 교회 참여를 해야할 입장이고 교회의 안팎이 따로 없이 어디서나 복음적 환경이 조성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선민이라고 해서 자기에게 주어진 권익을 포기하고 절대 빈곤을 감수해야 할 의무는 없을 것이고 몇몇 재벌에게 경제권을 수탈당해야 할 의무는 더더욱 없을 터인데 그들은 왜 거의 다 지나치게 가난한 것일까? 과거 우리나라에도 군주정치 때 양반과 상민이 구분되어 양반에게는 세금도 안 물리었고 부역도 안시키고 온갖 특혜를 다주는 반면에 상민에게만 과중한 세금을 물리고 부역을 강요하여 수탈한 재산으로 왕실과 고관 대작들 만이 부귀 영화를 누렸음으로 수만은 양민들이 굶주려야 했던 것은 역사적 사실이다. 현재도 공간 집단에서는 그 같은 수탈이 자행 되고 있는 것이 또한 사실이다.
우리 나라에 천주교가 전래되어 빛과 소금의 역할로 한국 사회를 여러모로 변혁시켰지만 그 중에서도 양반과 상민의 계급이 무너지고 평등 사회가 이루어 졌다는 것은 특기할 만한 사실일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버림받은 형제들의 가장 가까운 벗이 되시기 위하여 연중 제일 매서운 동지 추위 때 차디찬 모래 바람이 사정없이 휘몰아치는 「베들레헴」한 구석에 말구유를 택하여 강생하신 나자렛 예수님은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를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 것은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루까 12 · 31)라고 말씀하셨다.
하느님의 나라를 찾는 것은 인간이 신의 차원에 도달하는 길이므로 먼저 인간으로서의 결격 사유가 있다면 불가능한 것이다. 자기 의무를 충실히 다하고 인간 대 인간 관계의 질서를 존중하고 이웃과의 화해를 돈독히 함으로써 비로소 하느님과의 화해의 길이 열릴 것인데 세상을 이토록 충실하게 사면서 하느님 나라를 찾는 인간 승리자라면 의식주 문제가 곁들여 해결될 것은 자명한 일이 아닌가? 그럭저럭 세상도 바뀌고 체제도 바뀌고 정권도 바뀌고 그러다보니 빈부의 세계에도 상황이 좀 달라지는 것 같고 의식주의 수준도 향상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러한 환경이 체제와 정권의 변동만으로 이루어 질 수 있는 단순한 결과는 아닐 것이고 여기에도 복음적 영향이 가장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현세의 구원부터 시작되는 복음화 과정을 살펴 본다면 나 자신을 아끼듯 남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이웃 사랑에서부터 출발하여 어떠한 권력도, 어떠한 폭력도 죽음까지도 정복할 수 있는 위대한 사랑이 세상을 지배하게 되었고 새로운 빛이 온 세상 땅 골까지 비치게 됨으로써 일인천하(一人天下)를 호령하던 군주도 일인지하(一人之下 萬人之上)이라고 으시대던 고관 대작들도 인간의 가치를 새로 의식하게 되었다. 또한 가난한 이들이 자신의 인권과 정당한권익을 되찾게 되었고 인간 세상에서 가장 비참한 나환자들에게 이르기까지 새로운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
이토록 놀라운 현세의 구원과정이 선민과 이방인 구별 없이 온 인류에게 이루어진 것은 하느님이 이 땅에 오셨다는 증표이고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위대한 사랑이 이 세상을 지배하게 된다는 신약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기쁜 소식 인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버림받은 그들이 바로 자신이라고 당하시고 또 조통을 당하시고 십자가에 매달리신 그 처절한 모습의 예수님 전자와 후자 그말씀과 그 행동은 진정 우리들이 본받아야 할 언행 일치의 표본이 아닌가?
하느님 입장에서 예수님의 부활이 불가피 했던 것은 외아들을 버리기 전에 인간을 버리실 수 없었던 인간에대한 하느님의 지극한 사랑이고 인간의 방종을 용서하시는 하느님의 큰 뜻일 것이다.
예수님의 종말이 십자가에서 끝났더라면 세상은 걷 잡을 수 없는 무질서의 깊은 수렁으로 다시 빠지고 말았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지구상에 40억 인구가 공존할 수 있다는 현실은 부활 하신 예수님이 구축해 놓은 질서 기반이 점점 더 다져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 예수 그리스도여,
당신이 점화한 사랑의 불길은 오대양 육대주 어디서나 다 활활 타오르고 있나이다.
이 사랑의 불길을, 이 시대의 흐름을 감히 누가 막을 수 있겠나 이까? 당신의 불길은 바람 앞에 깜빡이는 약한 촛불이 아니고 태풍이 불어 닥치면 더욱 세차게 번져가는 강한 불길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교권을 수호하기 위하여 피흘린 많은 순교자들의 순교사를 통해서 잘알고 있읍니다. 그리고 우리들은 서로가 서로의 짐을 나누어 지고 가야 할 순례의 길을 걷고 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사오니 우리들이 당신 사랑 안에서 영원속에 순간 순간을 의식하며 당신만이 주실 수 있는 희열을 느낄 수 있게 하여주시고 우리들 마음을 주님의 평화로 가득차게 하시어 이 땅을 주님의 뜻대로 평정 (平定)해 나갈 수 있는 큰 능력을 우리에게도 허락 하여 주시고 당신의 빛과, 소금과 누룩의 힘이 얼마나 큰가를 증거 할 수 있게 하여 주소서.
그리스도는 승리 하시고 그리스도는 왕하시고 그리스도는 통치 하시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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