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단 공동 사목교서에 의하면 금년은「본당 공동체의 해」라고 했다.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다 그것은 벌써부터 마음뿐 아니라 지상을 통해서 염원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공소에서 피부로 느꼈고 현실 사회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차제에 그 요지는 교서에 있으니 증언을 피하고 도시와 농ㆍ광촌을 생각하지 않을수 없어 일언하는 바이다.
왜냐하면 어머니가 깨끗한 옷을 입혀도 뜰이 흙탕이면 금시 추해지니 말이다. 교회는 공중에 있지 않고 이 땅에 있으니 더욱 그렇다. 알다시피 사람은 양 발이 있어 서고 나라는 농ㆍ광촌이 있어 선다. 따라서 한 몸을 이루니 공동체이다. 그런데 양자의 관계를 보면 그렇지 못하니 균형을 맞추자는 것이다.
나무는 뿌리가 내리지 않으면 성장 하지 않고, 신사가 양복을 입으면 구두를 신는다. 전자는 바람을 견디지못해서이고 후자는 그래야 인격이 손상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농ㆍ광촌은 빈약한데 고도 성장을 해서 올 것이 왔던 것이다. 거목도 뿌리가 빠지면 쓰러지는데 농 광부가 호미와 괭이를 놓고 빠져 나가는데 유지될 것인가? 석축에 밀들이 몇 개만 빠져도 균일이 생긴다는데 그렇다면 마음이 갈라 지지 않을 것인가. 인심을 밥그릇에서 난다고 했다. 지금도 광부는 수백 m 땅 속에 들어가 생명을 걸고 탄을 캐고 있다. 과연 등 따습게 자고 일어나 쌀밥에 수저를 들고 그 고마움을 느끼며 밭의 덕을 생각하며 구두를 닦는지 숙고 될 문제이다.
공부를 잘하면 머리가 좋아서, 돈을 모으면 수완이 있어서, 상재를 눕히면 힘이 있다고 한다. 도대체 밭 없이 공부를 했고 앉은뱅이가 힘을 쓰면 얼마나 쓸 것인가? 이와 같이 공동체에도 예의는 없다. 바퀴가 구르면 차가 가고 발이 가면 몸도 따라가는데 농 광촌이 발전하면 도시가 침체될 수 없지 않은가?
필자가 두려운 것은 북한의 탱크가 얼마나 많은가가 아니라 그들보다 농 광부가 빈약할까 두려운 것이다. 그것은 절름발이가 성한 자를 따라올 수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과학 기술이 발달했어도 아직 굶으며 싸우는 병사는 없다. 누가 뭐래도 공동체의 오른발이 농촌이고 왼발이 광촌이다. 누가 목욕을 하고 발을 씻지 않는 예가 있는가? 농 광촌도 깨끗해야 될 것이고 털옷을 입었으며 털신도 신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발 자체가 불가하고 눈이 보고 손이 씻고 신기듯 해야 될 것이다. 이것은 필자가 농사를 짓고 탄을 캐서가 아니라 마치 손은 발을 씼고 입에 먹을 것을 제공해서 온 몸을 살리듯이 공동체가 살아야 필자도 살기 때문이다. 50평생을 통해서 기초를 공고히 해서 무너지는 거름 주어 안되는 곡식을 경험하지 못했다. 얼굴에 바르고 벽과 지붕에 칠하는 반만 농 광촌에 투자 해도 밥그릇은 커지고 아랫 목은 더 따뜻해질 것을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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