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주여 하찮은 나지만 당신의 도구로 써주소서…』
우선 우리를 내어 주시고 사랑으로 보살피시고 인도해 주시는 주님께 감사 드리며 작은 힘이나마 농아자들을 돕기 위한 모임이 결성되었음을 알리고 싶다.
주님은 우주 만물을 창조하셨고 그 위에 살아 움직이는 작은 벌레 하나에 이르기까지 당신의 신묘한 신비체를 이루어주시고 주관하고 계시다.
우리 모두 중에서 어느 누구 한명인들 자의에 의해 태어난 사람이 있는가? 더더욱 우리 부모가「나」를 원했는가? 친구가 형제가「나」를 원했는가? 하지만 우리를 꼭 원하셨던「그 분」은 우리의 아버지 하느님으로 그 분만이 우리를 원하시며 창조해 주셨다.
이 세상 모든 것이 모두 그분의 것이다. 내 것이라고 우기는 육신마저도 죽음이라는 하느님의 부르심 앞에서는 벗어 버린 헌신에 불과하지 않은가?
우리 모두는 평등한 주님의 피조물이다. 그러나 주님 앞에서 우리 모두가 평등하다고는 하지만 농아자들은 웬지 정상인과 분류되고 있다. 왜 그들은 같은 신자이면서 눈치를 보고 아스라이 먼 곳에 희망을 두며 자포자기 하기 일쑤이며 또한 어렴풋한 희망뿐인 신자이어야 하는가?
오히려 농아자들이야 말로 병든 현대인을 구원하기 위해 보속하는 자들이 아니겠는가? 감히 누가 이들을 가르켜 벙어리ㆍ귀먹어리라고 할 수 있겠는가?
그들은 다만 한치의 혀로 많은 죄를 범하는 이웃들의 죄를 보속 해주기 위해 입을 다물고 있을 뿐이다. 또한 세상의 많은 음담 패설과 유혹의 잡담들로 육신은 물론 영혼마저 부패시켜가는 현대인들을 구원하기 위해 아무것도 안 들어줄 따름이다.
우리 몸이 여러 지체로 이루어진 것은 몸 전체가 눈으로만 또는 손으로만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 아닌가.
우리 모두는 주님의 계획대로 쓰일 꼭 필요한 그 분의 도구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주님은 주님의 계획하에 우리 그릇들을 용도에 따라 안배하고 계시다. 그렇다면 농아자들어 잠깐 현세에서 농아라는 특수층에 속해 있는 것 역시 주님의 안배이시겠지하고 쉽게 넘길수 있을 것이다.
십자가의 고통을 통해서만 부활이 영광이 있을 수 있다지만 아무리 그들이 주님 앞에 가서 받을 상이 실로 많다지만 우리는 세속에 있기에 불편함은 어쩔수 없다. 들리지 않고 말이 되지 않기에 오히려 어떤 때는 보이는 것 조차 야속한 것이 저들의 사정이다.
물론 우리들의 어떠한 처지도 누구의 탓일 수는 없다. 다만 주님의 계획 표안에 한 구성원일 뿐이다.
그런데 「신은 농아자 안에서 죽었다」라며 위축 돼야 함은 누구의 탓인가? 정상인이 숫적으로 많다는 이유로 저들에게 굴레를 씌워준 셈이다.
우리 모두가 간택받은 아버지 하느님의 자녀된 것 외에 또 무엇을 욕심내며 바라겠는가. 그렇지만 고백성사가 용이하지 않기에 그들은 매주 주일 미사에 참여하면서도 판공성사 표의 기록 한가지 만으로 냉담자 취급을 받지만 막연히 마사에 참여한다. 들리지 않아 어떤 순서인지 모르지만 눈치 살피며 그래도 공동체 안에 하나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척에 성당이 있지만 그들은 거리에 상관하지 않고 존재 의식을 위해서라도 한 곳으로 모여 든다. 솔직이 하느님 이전에 농아자들의 모임이기에 더욱 즐거운지도 모르겠다 동료를 찾아서 말이다.
우리는 그들의 애처로운 광경에 자극 받아 잠깐 울어주는 것이 아니라 도울 수 있는 한 서로 도우며 끝까지 함께 하는 다정한 이웃이어야 할 것 같다. 건드리면 움츠러드는 신경초가 아닌 건드리면 돌아보고 환희와 주님의 평화가 넘치는 미소로 서로를 위하는 이웃이 되어 우리 모두 한형제 한 마음 한 믿음이 되어 보자.
오! 우리 모두의 하느님이시여! 당신이 우리의 원조를 진흙으로 빚으셨듯이 믿음 약한 한 아이가 열심히 기도하오니 약한 믿음의 선물을 받아 주시어 제발 저를 농아자 안에서 다시금 빚어 주시소서. 그들 또한 간택받은 자녀임을 확신하며 당신안에서 항구히 머물게 하시고 당신을 믿음으로써 얻을수 있는 참 평화 당신안에서의 그 크신 사랑에 취해 기쁘게 생활하도록 인도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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