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가톨릭 합창단 주최로 계명대 음악대학 작곡과 박재성 교수를 초빙, 지난 3일 계산동성당 문화관에서 열린 「산타체칠리아」음악 감상회는 음악 애호가로서 또한 작곡을 공부하고 있는 음악학도로서 「Gregorian Mode의 16세기 이전과 20세기 이후의 쓰임새」라는 주제는 전부터 궁금히 여겨 오던 것이었고. 그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해설을 들을 수 있는 기회였기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감상회에 임했다.
이번 감상회는 지금까지 개최 되어 오던 여느 음악 감상회와는 그 성격이 많이 달랐다. 이 때까지의 음악감상회에서는 주로 작품감상과 그 작품의 뒷 배경들-
작곡가의 생애와 작품경향, 작품을 쓰게 된 동기, 그 작품에 관련된 에피소드 - 과 작품 그 자체만의 분석을 이야기식 해설로 진행 했었는데 반하여 이번 감상회에서는 해설면에서 이야기식이 아니고 강의식이었다.
작품이해와 해설을 돕기 위한 「감상화 요약」이라는 소책자를 기초로 작품들의 역사적 흐름의 개요와 작품과 그 작품에 관계되는 역사적이고 분석적인 사항과의 관계를 잘 알 수 있도록 진행되었다.
16세기 이전의 그레고리안 모드를 이용한 작품의 대표적인 예로서 무언가가 있다는 느낌보다 없는 느낌이 많이 드는 고레고리안 챤트의 성탄 미사곡과 15세기말부터 16세기 초까지의 음악가로서 그 당시 사람들로부터 「음악의 아버지」라고 숭앙을 받던 죠스깽 데프레의 그레고리안 챤트 보다는 조성 음악에 가깝게 접근한 미사드 베아따 비르진 (Missa de Beata Vigine)을 감상하고 조성음악의 에로서 모짜르트의 피아노 소나타와 베토벤의 콘체르토를 들음으로써 선법을 앞에서 조성음악으로의 흐름을 이해하기에 훨씬 쉬웠다.
20세기 이후의 그레고리안 모드의 쓰임새에 대해서는 드뷔시의 피아노 프레류드 스트링 콰르떼 벨라 바르또크의 미크로코스모스의 감상과 해설이 있었다.
레코드로 감상하지 못한 곡들도 악보를 이용한 해설이 있음으로써 그레고리안 모드를 이해하기에 도움이 되었다.
음악감상회에서 강의식 해설이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없잖아 있었으나 작곡가를 이해할 수 있는 부연 설명과 전문 분야인 작품에 사용된 쓰임새를 해설을 통해 음악을 전공하는 사람은 물론 음악을 전공하지 않는 음악 애호가들에게도 이해될 수 있는 좋은 방법이었다. 곡 자체의 해설만을 하고 감상 시간을 많이 가진 이제까지의 음악 감상회도 물론 그 나름대로의 효과가 있으나 음악의 세계에 좀더 접근할 수 있는 지식적 기틀을 마련 해주는 것을 음악 감상화에서는 더욱 중점을 둬야 할 것이다.
이번 산타 체칠리아 음악 감상회와 같은 감상회가 자주 열려 폭넓고 깊이 있는 이해가 될 수 있는 쪽으로 음악 감상회의 성격이 전향되어 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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