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은 세상에 결혼하면 힘들기만 하죠. 신부님이 되면 홀가분하게 살며 봉사도 하고…. 일석이조의 매우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성적 때문에 예비신학생 모임이 더 부담스러웠어요. 4년제 대학을 갈만한 성적이 안 되는 상황이라, 수도회 입회도 고민하고 있어요.”
성소 동기를 묻는 기자에게 한 중학생과 고등학생이 답해준 말이다. ’아직 어리고 잘 몰라서 그렇지’, ‘이 응답을 일반화할 순 없지’라며 애써 현실을 외면하고 싶은 마음이 앞섰다.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을 구해 안락하고 편안한 삶을 살기를 원하는 배금주의와 출세지향주의가 교회 내에도 팽배해 있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아울러 모든 예비신학생과 각 수도회 성소모임 참가자들이 똑같은 수준의 순수한 성소 동기를 가질 수도 없다.
하지만 보다 냉정하게 현실을 돌아볼 때다. 물론 성소 담당자들은 지원자를 받아들이고 양성하는데 있어서 엄청난 주의를 기울인다. 그리스도를 따르겠다는 지향의 진실성 뿐 아니라 사회적 지위 향상에 대한 열망, 가족의 개입 등에 대해서도 적극 고려하는 노력에도 힘쓴다.
이에 덧붙여 신자들 모두가 간과하지 말아야할 현실이 있다. 청소년들의 생각과 사고는 기성세대들에게서 물든 것이라는 점이다. 특히 우리 사회 청소년들은 하느님의 부르심에 대한 기쁨과 열정을 자유롭고 풍요롭게 표현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 또한 부족하다.
다행히 예비신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학생들이 꼽은 가장 이상적인 사제의 모습은 “어느 계층에도 자상하게 마음을 열고 대화하는 이”였다.
모든 성소자들을 성직·수도자로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진정한 성소가 어떤 것인지 함께 식별하고 키워가는 노력에 모두가 동참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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