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9월 3일 2명의 전임 교황을 복자위에 올렸다.
이 2명의 교황은 제1차, 2차 바티칸공의회를 개최한 비오 9세 교황과 요한 23세 교황이다. 그 중에서도 교황 요한 23세는 교회가 세상을 향해 문을 열고 쇄신의 발걸음을 내딛는 밑거름이 된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개최함으로써 현대 교회의 초석을 마련했다.
제1차 바티칸공의회가 열린 후 100여년 동안 세계는 급속한 변화를 겪었다. 그 와중에서 교회는 세계의 흐름에 적응하고 복음의 가치를 새롭게 해석하며 스스로 쇄신할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게 됐고 공의회는 바로 이러한 시대적 요청에 대해 귀를 기울인 결과이다. 그것은 바로 성령의 인도하심이었다.
특별히 한국교회는 공의회의 가르침을 받아들이는데 있어서 다른 어느 지역교회보다 적극적이었다. 공의회 이후 한국교회 안에서는 혁신적인 변화들이 일어났다.
전례 개혁으로 한국어로 미사를 집전하기 시작한 것을 비롯해 많은 변화가 도입됐다. 교회의 사회 참여에 대한 공의회 가르침을 바탕으로 한국교회는 민주화와 인권 회복의 선봉에 서 있었다.
하느님 백성으로서의 교회론에 바탕해 평신도들의 참여와 소명의식이 강조됐고 굳게 닥혀 있던 다름 그리스도교와 타종요에 대해서도 개방적인 자세가 자라났다. 이후 한국교회는 여러 차례의 대규모 행사를 갖고 성인이 탄생했으며 국가 경제력의 향상과 함께 사회적인 영향력도 증대됐다. 양적으로도 엄청난 성장을 이루었다.
새 천년을 여는 뜻깊은 대희년을 맞아 한반도는 분단의 민족적 비극을 극복하고 통일로 나아가기 위한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으며 교회는 이러한 민족 상황에 부응하기 위해 이전의 민족화해와 일치를 위한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들어 인도에서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인도교회에 미친 영향을 평가하는 작업을 근 1년에 걸쳐 주교회의 차원에서 실시하고 있다.
그것은 공의회가 이미 40여년 전에 열린 교회사의 한 사건으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오늘 이 시간, 새롭게 천년을 살아가는 현대 교회에도 여전히 유효한 가르침이라는 것이다.
한국교회 안에서도 과연 공의회의 정신이 한국교회의 신앙과 교회 활동에 충분히 배어있는지에 대해서 반성하고 새롭게 검토해야 할 필요성이 지적되기도 했다.
공의회를 소집한 교황 요한 23세의 시복을 기회로 우리 교회 안의 공의회 정신을 다시 한 번 점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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