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여! 죽은 실비아외 영혼을 불쌍히 보사…』
충혈된 눈에 눈물로 뒤범벅이된 남편이 연도를 드리는 교우 틈에 끼어 울부짖는 소리다.
20여년 가까이 갖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성실하게 살아온 말단 공무원인 남편과 중학교 1학년짜리 장남으로부터 국민학교 1학년짜리 막내 딸까지 고스란히 4남매를 남겨둔 채, 남편이 승진시험 치르러간 사이 저 혼자 훨훨 떠나버린 아내에게 매정하다고 책하지는 못하더라도『주여 죽은 실비아의 영혼을 불쌍히 보사』가 그 무슨 청승맞은 소리냐?
인제는 다시 노래로 변한다.
『인생은 어제나 외로움속의 한 순례자…』
그 많은 사람들 중에 유독히 남편의 소리가 크게 들리고 귀에 거슬림을 어쩌랴.
찾아가는 문상객마다『이런 날벼락이 어디있나 저 어린것들은 어쩌나』하고 눈물을 삼킨다.
하도 기가 막혀 철모르고 뛰 노는 막내딸에게『네 엄마 어디 갔니』고 물어 본다.
눈만 말똥 말똥 한채 빤히 묻는 이의 얼굴을 보다가『우리 엄마 천당 갔어요』라고 대답하고는 친구들과 어울린다.
아이 천당이 이웃집 다음 쯤에 있는 것으로 여기나 보다 『누구든지 어린이와 같이 순진한 마음으로 하느님나라를 받아 들이지 않으면 결코 거기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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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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