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신앙교육 신청 바람 ▲ 대상 = 고등학교 이상의 학력이 있는 자로 건강하고 사도직 활동이 가능한 자 (냉담자ㆍ조당 해당자는 제의) ▲ 참가비 = xx만원 ▲ 준비물 = 헌금, 미사도구, 세면도구』
이런 종류의 공문을 도처에서 한 달에도 몇 십장씩 받는다.「고급두뇌」를 가진자들을 선정해서 보내 달라는거다. 고급 두뇌라는 말 자체가 우습다.
어느 사람의 두뇌치고 귀중하고 고급스럽지 않은 두뇌가 있겠는가?
요즈음 한국 교회에는 여러가지 신심운동이 일고 있다. 그 중에서도 두 세가지 운동은 선풍적이다. 그러나 많은 신자들은 흔히 외래어로 통용 되고 있는 신심운동의 말 자체부터가 무엇 인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본인이 원한다해서 모두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 교회 내에서 지도 계급에 속해 있거나 사회적인 지위가 있고 활동을 할만한 신심 깊은(?) 사람들 중에서 본당 신부가 선정하여 내용도 가르쳐 주지 않고 좋은 것이니 무조건 가서 교육을 받으라고 한다. 이렇게 각 본당에서 선정된 지서인들을 대상으로 교육이 실시된다.
교육을 수료 할 때는 회원들이 대거 참여하여 꽃다발과 함께 껴안고 노래하고 춤추고 손벽치고 하는 그 광경은 대단하다. 성령을 받으라고 벽력같은 소리를 지르며 안수를 하기도 한다. 유행 타고 오는것 처럼 보이는 모든 新신심 운동의 교육을 수료하는 것이 자신의 영성 생활을 풍요하게 하고 구색을 갖춘 현대 신앙인이라고 생각 하는건 아니지 노파심에 걱정이 되기도 한다.
주변의 단기 강습이나 피정은 우리로 하여금 좋아질 수 있는 동기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지 이미 좋아졌다고 볼 수는 없다. 우리의 복잡한 내심은 쳐 이겨 내야 할 수많은 어두움과 죄스런 요소가 여전히 내재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배우면 배울수록, 성실한 삶을 살아가려 애쓰면 애쓸수록 더욱더 자신의 가난에 눈을 뜨게 마련이며 마음의 가난은 점점 깊어만 가는게 아닐까?
참된 신심은 유행을 타지도, 떠들썩함도, 현대감각을 필요로하지 않는다. 축제의 불꽃처럼 즉시 꺼져 4버리는 것도 아니다. 번거롭게 자신의 진앙체험을 늘어 놓으려 하지도 않는다.
그저「묵은 포도주 처럼」해와 달이 갈 수록 더욱 강한 참 맛을 느끼며 숨어서 사람들에게 봉사하고 싶은 소망과 사랑들에게 봉사하고 싶은 소망과 살랑하고 싶은 바람으로 언제 보아도 변함 없이 땀 흘리며 살아 간다.
많은 것에 애착하고 많은 것에 분주하기 이전, 가난하고 못 배운자를 구제 한다고 떠들기도 전에 오늘의 연속 속에 오시는 하느님의 제단 앞에 엄숙히 엎드리고 있다. 그들은 신앙이 입으로나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몸으로 직접 체험해 가는 생활이어서 그들의 이마엔 항상 구슬 같은 땀방울이 맺혀 있다. 어쩔 도리가 없어 못배운 현실을 슬퍼하지도 않는다. 그리 신심이 깊지도 못해서 교회내에 설 자리를 주지 않아도 누구를 탓하지도 않는다. 자신의 불성실과 가는을 뼈속 깊이 느끼며 가슴을 치고 있을 뿐이다. 가난하고 무식하고 죄많은 사람들과 함께 살아주시는 주님 만을 바라보며 오늘을 살아 간다.
지금까지 언론인이며 서울 연회동 본당 신자이신 정달영씨께서 수고 해주셨음니다. 이번 號부터는 인천 제물포 본당 주임 이수일 신부님께서 집필 해주시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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