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목자를 떠난 긴 방황 중에서 굶주림과 이들과의 싸움에 과연 얻은 것이 무엇이지 되새겨 보며 이제 다시 목자의 따뜻한 품으로 돌아와 거룩하고 공번된 교회안에서 고백성사를 보고 성체를 영하며 생각해 본다.
이제는 주님께 의무를 다하고 결핍된 게 없으며, 선한 사람이 되었다고 스스로 자기 만족에 취해 있지는 않는지 반성하며 그 동안 마음 속에 심기만하고 내버려 두었던 그리스도의 겨지씨가 하루 빨리 자라도록 주위에 크고 작은 잡초들을 뽑아 버리는데 노력한다.
무성한 나무가 되기 위해 물과 거름이 필요 하듯 그리스도의 겨자씨를 위해 열심히 기도를 바친다.
어색하기만 하던 기도에서 이제는 그분이 보다 좋아하시는 기도를 봉헌키 위해 서적도 구해본다. 우습게만 여겨지던 이 기도의 힘이 가정과 사회 생활을 부드럽게 만드는 촉진제가 되는 줄 진정 몰랐었다. 매사에 짜증 이며 신경질들이 얼키고 설켰던 여러가지 일들이 주님과의 대화로 원만 해지니 말이다.
절두산을 수시로 스쳐지나며 복자 김대건 신부님의 동상을 될 때 마다 그분의 시련과 뵐 때 마다 그분의 시련과 고난을 묵상해 본다.
성직자들을 모셔 오기 위해 무서운 파도와 싸우며 구사일생 해안에 당도하고 보니 경기도에서 천리나 떨어진 전남 해남 땅임을 아시고 절망과 낙담 하시던 그 모습을 상상해 본다. 만약 그 분들이 원하시던 지점에 상륙하셨다면 오늘의 내가 주님을 알고 있었을까? 전능하신 하느님의 섭리 하심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아버지의 뜻대로 하소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기도를 이제야 헤아릴 수 있을 것 같다.
지난날 분노를 터뜨리며 조상에다, 하늘에다 침을 튀기며 타이어 바람 빠지는 소리를 해대던 생각들이 날 때마다 내 큰 탓이라고 탄식 하며 앞으로 어떠한 어려움이 닥쳐 오더라도 최선을 다하여 주님의 뜻을 따르리라 마음속 깊이 다짐한다.
이제 모든것을 성교회에서 가르치는 대로 행하여 주님께서 부르실때 두려움없이 뵙도록 준비 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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