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백주년 기념 문화사업 위원회의 전례음악 분과 위원회는 통일 성가집 발간을 추진해 오던 바 최근 통일 성가집을 위한 작사와 작곡의 선정 기준을 정하고 금년 12월 12일까지를 기한으로 한 새로운 성가 모집 기준을 발표했다.

모든 거룩한 백성 즉 전신도는 전례에 참가 할 권리와 의무를 갖고 있다. 이 전례 참가는 전례 헌장 30ㆍ53ㆍ1백 13절에서 밝히 듯 행동적 참가인 것이다. 물론 자기의 지위 자격 등에 따른 협력을 전제로 하고 말이다.

특히 전례 헌장 제6장의 교회 음악에 관한 조항 중 세 곳에서『전회 중의 노래와 더불어 행동적으로 참가하여야 한다』는 것을 선언하고 있다. (113ㆍ114ㆍ121)

이 노래 즉 성가에 의한 참가는 주교뿐 아니라 기타 사목자에게도 그들 고유의 행동적 참가를 나타낼 수 있도록 열심히 힘써 돌보아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는 것이다. (114참조)

그런데 현재 한국 천주교회에는 토용되고 있는 몇 종류의 성가집이 있어 전신도들이 많은 불편을 감수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로 말미암아 조금이라도 노래하는 것이 찬미의 본질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한다든가 서로의 격려, 신앙의 증거가 되어서 일치를 나타나는데, 덜한다든가 하는 일이 있을까 걱정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정황을 하루 빨리 정리하여 신자들에게 통일된 성가집을 제시해 줄 필요가 있다는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참으로 긴요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기실 오래전부터 통일성가집이 요망 돼 왔던 차 한국 천주교회 창립 2백주년 기념 사업으로 그 발간이 주교위원회에서 채택되어 성가 통일 전문 위원들이 논의를 거듭해 왔던 것이다.

그 전문위원들은 일차 작업으로 이미 나온 곡을 수집 선정했다고 한다. 또한 이번 여름을 기해 각 위원별로 선정한 가곡을 놓고 검토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편 전국 신자를 대상으로 작사와 작곡을 모집하는 적극적인 작업 태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각 전문 위원들의 노고는 많을 것으로 생각되나 한층더 열의를 내서 성가 통일 작업을 추진 하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통일성가의 출현을 염원해 온 신도들의 입장에서 더욱 그러한 것이다.

물론 전문위원들의 계획 진행과 아울러 작사ㆍ작곡의 적절한 선정기준에 대해서 언급할 필요도 없을 것으로 생각되나 참고로 몇 가지 강조하고자 한다.

첫째 전례 행위의 정신에 적합한 음악성을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모든 신자들이 즐겨 부를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전례 헌장의『특히 포교 지방에 있어 민족의 종교적 사회적 생활에 큰 중요성을 갖는 고유의 음악 전통이 있을 경우 그들의 종교심을 형성하기 위해서나 그들의 특성을 전례에 적응시키기 위하여 이 종류의 음악에 정당한 평가와 합당한 자리를 부여하여야 한다』라는 (119참조) 정신에 비추어 한국 민족의 전통적 음악을 전례 행사에서도 촉진할 수 있게 시리 배려하여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이 땅에 사는 신자의 종교적 감정에 유의하고 그들의 종교적 앙양을 도모하는 길이 될 것으로는 믿다.

넷째 한국 종교음악의 계속적인 창작 작업에 이바지되는 것이어야 하겠다. 재론의 여지없이 그리스도의 백성 전체의 전례 성가는 전례 규칙에 의하여 확정 되는 것이기에 그 선정 기준에 있어 이 점을 깊이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음악가나 문학가들의 적극적인 협력은 물론 이려니와 이땅의 모든 하느님 백성들도 큰 관심을 가지고 이에 협력하는 것이 극히 중요하다.

노래도 음악도 없는 전례를 상상해보라. 얼마나 섭섭한 전례인가를. 우리들은 통일성가집을 내 놓기 위하여 수고 하고 있는 2백주년 기념 문화사업위원회 전례분과위의 전문위원들에 감사하면서 모두가 적극 협력할것을 마음으로 다짐하여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우리는 이 땅에서 전례에 합당한 성가를 발견 할 수 있기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