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우가 스쳐간 들녘에는 밝은 태양이 찬란히 빛나고 있다.
크리스찬들은 현세를 가리켜 피 흘림이 없는 순교의 시대라고들 말한다.
오염된 현세를 사노라면 어릴 적 얻은 교리 지식 - 영혼의 세가지 적인 마귀와 세속과 육신이 생각난다.
성현 석가모니께서는 사바 세계라 하여 현세를 먼지나 하잘 것 없고 덧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나는 웬지 철이 들고부터는 현세를 예찬하고 높이 평가하고 싶다.
우리들을 둘러싸고 있는 삼라 만상이 곧 하느님의 오묘한 진리와 우리 인간에게 주신 크나큰 사랑의 선물이기 때문이다.
철따라 변모하는 자연과 우주의 신비, 풀 한포기나 밤하늘에 영롱히 빛나는 별하나에서까지 주님의 역사가 현존하시기 때문이리라.
우리의 껍데기인 육신도 영혼에게는 의복과 같은 것일진대 추위를 막아 주고 영혼을 살찌우기 위하여 고신극기 봉사 해주는 현세의 긴 여로의 동반자 이기에 어찌 너만을 탓하리오. 너와 결별하는 날 영원한 천상의 상급이 주어질진대 너의 공로를 높이 사야하지 않을까.
기도는 현세를 사는 주님의 병사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필수의 무기이기에 갈고 닦고 연마해야 되리라. 참다운 기도가 항상 우리가 정에 넘칠 때 불행과 우환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지 못하리라.
오손도손 가족끼리 모여 앉아 주님께 가정과 우리의 생활을 봉헌하고 기도 하는 삶이 이어지는 날 영원한 삶의 실이 트일것요, 주님의 축복받는 가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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