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속담에 『낙숫물은 떨어지던데 또 떨어진다』 는 말이 있다. 한번 버릇이 들어 버리면 고치기 힘든다는 말이다. 이렇게 사람은 버릇 들이기에 달려 있나 보다.
이런 얘기가 있다.
『파도가 심한 바다 가운데 있는 조그마한 섬에 한 나비가 살고 있었다 .
그는 심한 바람이 겁이 나서 영영날지 않았다. 처음에는 바람이 그치는 날 날겠다고 생각했으나 바람이 그칠리 없는 섬에서 그는 매일 기어다니지 않으면 안되었다. 이렇게 기어다닌지도 몇 달, 그의 날개는 영영 쓸수 없는 폐물이 되고 말았다. 그리하여 날아다니는 나비가 땅에 기어다니는 곤충처럼 되고 말았다』 는 거다.
사람은 갑자기 좋아질수도, 나빠질 수도 없다.
오늘을 성실하게 살아가려는 노력이 없었다면 그 사람의 내일이나 모레도 기대를 걸어 볼 수 없는 것이며 오늘을 살아가면서 만나는 가난한 이와 불행한 이에게 동정심과 거짓없는 사람을 베풀려고 애를 쓰지 않았다면 내일도 그 마음에 참된 변화는 있을수 없는 것이다. 오늘도 섭리가 맡긴 이들을 위해 수고하면서 헌신과 청반을 배우려 하지 아니 했다면 내일도 십자가와 애덕으로 살아갈 수 없는 것이다.
쓰지 않는 쇠는 녹이 슬기 마련이며 고여 있는 물은 반드시 썩는법이다.
하느님께 받은 은총이 사랑과 봉사로써 활용이 되지 않는다면 영신적으로 병신이 되는 것이다.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한다』 (마태오13 · 13) 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은 이를 두고도 하신 말씀이다.
많은 신자들이 흔히 말하기를 『나이좀 더 먹어서』 『애를 좀 키우고, 돈 좀 벌어 놓고서…』 『본당 신부가 바뀌면 시사도 하고 봉사도 하면서 매일 미사에도 열심히 참례 하겠다』 고 장담을 하는가 하면, 또 적당히 얼버무리기도 한다. 하지만 마흔살을 지나면 남자는 자기의 습관과 결혼해 버린다는 메러디드의 말처럼 이미 그때에는 마음도 몸도 말을 들어주지 않게 된다. 세살적 버릇 누굴 주겠는가? 『남산골 생원이 말하여도 걸음 걷는 보수는 남는다』 고 남산골 생원이 망해서 아무것도 남은게 없으나 그 특이한 걸음 걸이만은 남는다는 말이니 무엇이나 오랜 습관이 된것은 좀처럼 떨쳐 버릴 수가 없는 것이다.
우리는 매일 주의 기도를 외우면서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는소서』 라고한다. 하지만 매일 『내 뜻대로만』 살고 있다면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질 날은 하루도 없는 것이며 『악에서 구해달라』고 아무리 외쳐봐도 현실의 삶 속에서 유혹이나 악의 세력을 이겨 내려고 애쓰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는 기도이다. 오늘을 이해해주고 용서해 주지 못한다면 내일도 마찬가지일게다. 습관은 습관으로만 정복이 되는 것이며 습관이 제2의 천성이고 보면 착한 일도 해 버릇을 해야만 할 수 있는 것이고 기도 생활도 끊임 없이 해 버릇해야만 할 수 있는 것이다. 줘 버릇해야만 줄 수 있는 것이며 봉사도 해 버릇 해야만 너그러울 수 있는 것이다
하루 아침에 사람이 변할 수 없다 갑자기 측은한 마음이 생겨서 가난한 이웃을 돌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오직 오늘을 살아 가면서 주님의 사랑에 성실하다 보면 얻어지는 은총 이다.
바람이 그칠리 없는 섬에서 바람 그칠 날 만을 기다리며 기어다니기만하다 날 수 없게 된 나비는 내일도 날 수가 없다. 영영 날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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