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싫어하는 사람이 누구인가를 묻는 말에 한참동안 대답을 망설인 일이있다. 싫어 한다는 것은 미워한다는 것과 쉽게 구별이 되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감정적으로나 생리적으로나 개인적인 선호를 갖게 마련인 것이다. 『웬지, 어쩐지 난 그것이 좋아!』이러한 것이 다 그런 것이다.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에도 개인간에는 많은 차이가 있고 천차만별이다. 또 종교인이라면 누구나 이러한 나의 선호 속에는 많은 자신의 편견과 옳지 못함도 개재되어 있기 대문에 고치려고 애쓰게 마련이다. 특정한 정당한 이유없이 어떤 사람이나 물건, 장소언어 등을 싫어한다는 사실은 좀 더 성숙한 신앙이 되려면 극복하려고 애쓰는 것이 합당한 일인 것이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그리스도와 온전한 일치와 스스로 흘러 넘치는 평화에 잠겨 「그분」품안에 안기게 될 것이다. 그러나 사람은 누구나 공통적으로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 나 자신도 그러한 부류에 속하는 얌체족 사기한 사회주의자 등을 싫어한다. 하지만 꼭 하나 우리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그런 사람의 잘못은 싫어한다 하더라도 하느님의 피조물인 한 인간이 지닌 가능성(회개와 참 인간으로서의 회복)과 존엄한 인간성만은 싫어 해선 안된다. 나는 이런 사람을 싫어하며 또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중국 고사(故事)에 『어떤 사람이 부인과 첩을 거느리고 살았는데 외출만 하면 언제나 술과 고기를 배불리 먹고 돌아왔다. 부인이 남편에게 누구와 식사를 했느냐고 물으면 반드시 돈 많은 사람이나 높은 사람의 이름을 늘어놓곤 하였다. 그러나 남편이 밖에서 얻어 먹기만 하고 집으로 한사람도 이름난 사람이 찾아오지 않는 것을 이상히 여긴 부인은 첩과 의논 끝에 남편의 뒤를 밟아 보았다. 부인이 뒤를 밟았더니 남편은 온 장안을 돌아다니는 데도 술자리는 커녕 아무와도 이야기 조차 하지 않았다.
남편은 마침내 성 밖으로 나가더니 묘지에서 사람들이 제사 지내는데로 가서는 먹고 남은 음식을 구걸하고 그래도 모자라면 다른 묘지로 갔다. 놀란 부인은 어른 집으로 돌아와 「평생을 우러러 보고 살아온 남편이 그 꼴이더라」하고 첩을 붙들고 마당 한가운데서 대성통곡을 했다.
해가 지자 남편은 그것도 모른채 여전히 으시대면서 집으로 돌아와서는 또 다시 부인과 첩에게 오늘은 어떤 높은 사람을 만났다고 거짓말을 하였다.』는 이야기가 있다. 인간의 허세와 불성실을 적나라하게 지적해주는 이야기이다. 대단한 허세와 자랑을 늘어놓는 사람도 한꺼풀만 벗겨 보면 냄새나는 묘지에서 제사 음식을 얻어 먹고 다니는것과 별반 다를게 없는 것이다.
이러한 부끄럽고 「아데메치」한 방법과 처세술로 부귀와 영달을 구한 부끄러운 세도가 권력가들의 주변에 얼마나 많으랴. 이런 것을 그들 스스로 나는 아데메치하게 돈과 부귀를 얻었다는 것을 나발 부는데 대개 그런 사람은 집에 온갖 경보 장치를 다하고 전용「어깨들」을 두고 몇 겹의 담을 쌓고 높은 울타리를 치며 그 집 주변엔 항상 찬바람만이 불게 된다.
이것은 자기가 도둑이고 묘지에서 제사 음식이나 얻어 먹었던 과거를 감추려는 낯 간지러운 수작이 아닌가!
이런 사람들은 교회에 들어와도 그러한 과거의 부끄런 올가미를 솔직하고 용감하게 벗어 던지지 못하고 「낯간지러운 처세」를 함으로써 「해바라기 신자」 「온도계 신자」가 되고 만다. 우리들 자신은 부끄러운 교회 안의 처세로 자신과 교회를 더럽히지 말고 교회안에서 잘 눈에 띄지 않는 부끄러워 할 줄 아는 작은 형제, 더 나아가 남에게 무시를 받아 넘기고 포옹 할 줄 아는「썩는 밀알」이 되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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