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 가톨릭적인 가족계획 방법을 중심으로 한 성교육이 조용한 가운데 교회의 영역을 넘어서 사회에로 부분적이긴 하나 점차 확대되고 있다.
교회 내에서도 그 구성원들에게 그렇게 알려지지 않은 가톨릭 액션 단체의 하나인 한국 행복한가정운동본부가 지난 해부터 사회에 진출하여 학교 및 단체를 대상으로 자연적 가족계획과 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다행이 매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행복한가정운동본부가 전개하고 있는 행복한가정운동이라는 이 운동은 1975년말에 시작된 운동이며 주로 가톨릭 교회 병원을 중심으로 자연적 피임 방법을 지도하는 한편 청소년들의 성교육, 임신에 대한 올바른 지식, 가정의 중요성과 결혼의 신성성 등을 보급하여 행복한 가정 건설에 이바지해 왔다.
현대를 성의 물결이 범람하는 시대라고들 한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성의 혁명이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됐다.
여성 잡지는 호화판으로, 선정적으로 성을 강조하게끔 되었고 영화도 예술적 표현이라는 미명하에 도색적 장면을 대단하게 상영하기에 이르렀다. 비단 이에 그치지 않고 은밀한 성적 관계들이 점차 공공연히 우리 일상생활에 침투하고 있는 것이다.
더우기 정부는 인구 문제의 해결책으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산아 제한을 권장하며 심지어 낙태의 자유화까지 고려할 정도로 그릇된 정책을 수립, 실행 하고 있다.
이로 말미암은 성의 물결은 우리사회에 거센 성의 자유화를 야기할 수도 있는 가능성마저 보이게끔 하고 있다.
한국인은 이제까지 점잖은 자리에서도 성에 대한 얘기를 하지 않았고 성욕의 본능적 충동 따위의 억제는 그야말로 당연 한 것으로 여겨왔다. 마치 성을 지니지 않은 양말이다. 또한 지금까지 성교회의 가르침은 성에 대해서 지나치게 율법적으로 계명을 지키는데만 치중했던 것 같다.
확실히 성은 남자에 있어서도 여자에 있어서도 인격 발전의 정상적 일부를 이루는 심대한 만족의 원천이다. 어떠한 인간적 권위도 이 만족을 얻으려는 것을 금지할 수는 없다는 의미에서 남자도 여자도 모두 이 권리를 가지고 있다.
이에 반하여 사람과 성별과의 창조주, 사람의 행복의 원천과 기준인 하느님이 주신 의미를 탈취하여 올바르게 못한 길로 끌어들일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교회는 모든 남자나 여자와 똑같이 청년 남녀의 성을 결코 경시하지 않는 것이다. 사실 교회는 정상적이고 정규적인 행사를 결코 금지하려고 하지 않고 다만 그 행사의 도덕 법칙을 가르치는 것을 사명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천주교회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는 오늘의 성의 물결에 대한 적절한 사목적 배려를 어떻게 하느냐 하는 일이다.
물론 현대인이 참 인간성을 회복하려면 현대 사회의 구조 전체의 인간화가 긴급 과제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현대 사회의 인간화에 못지 않게 긴급한 과제는 현대인의 성을 인간화하는 문제인 것이다.
사회학자들은 현대인의 성이야말로 기술 공업사회의 최초 희생자라고 한다. 기술화하고 비인간화한 성을 놓고 현대교회는 어떻게 대응하여야 하는지 참으로 큰 사목적 과제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특히 청소년에게「성의 괴물」의 정체를 밝히고 손을 사로잡고 있는 신화의 왜곡을 드러내 보이고 그들의 성에 대한 심각한 오해를 바로잡아 줘야 할 것이다. 더욱 자연적 가족 계획의 보급 활동을 적극 강화하여 문제의 제기보다는 해결을, 참고의 틀을 제시하는 것보다는 설명을, 성명서의 발표보다는 구체적 대책을 실행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한국교회에서는 다행히 한국 행복한 가정 운동 본부가 지난 1978년 이래 성에 대한 제반문제에 매우 발전적인 활동을 해오다가 최근 사회 한복판으로 뛰어들어 그 운동을 확장 전개시키고 있다.
물론 성의 혁명에 도전적으로 사도적 활동을 하고 있는 이 운동을 높이 평가하는 바이나 더욱 더 복음의 강한 酵素를「성의 문제」에 주입시키기 위해서는 이 땅의 풍습에 알맞게 성교육및 가족 계획에 관한 교본을 적절히 개발하는 한편 한국적인 구체성을 띤 연구프로젝트가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해두지 않을 수 없다.
더욱 아직 행복한 가정 운동에 관심이 적은 교구나 사목자가 있다면 조속히 성의 물결에 대한 사목적 배려로 이 운동을 활성화시켜 대사회에의 봉사 활동이 제대로 전개될 수 있게끔 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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